선우석호 회추위원장은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KB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윤 회장이 조직을 3년간 더 이끌어야 한다는 데 위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험, 증권 등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도 마련했다.
윤 회장이 사실상 3연임에 성공하면서 향후 'KB호'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윤 회장 3기에도 KB가 성장세를 이어갈지 관심을 모은다. 윤 회장 취임 당시 KB금융 자산 규모는 308조원(2014년 말 기준)이었으나 올 6월 말 기준 569조원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임에 성공한 2017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거두며 9년 만에 리딩 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이후 신한금융과 업치락뒤치락 경쟁하고 있지만 지난 2분기 다시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하반기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사모펀드 사태 관련 충당금을 더 쌓을 가능성이 높아 KB금융이 앞설 가능성이 크다. 3분기부터 KB금융 실적에 푸르덴셜생명 평가이익도 포함된다. 하지만 업계 1위 수성에 계속 성공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KB금융 당기순이익은 1조711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Big-tech)'들이 금융권에 진출하는 것도 위협 요소다. 이들은 막강한 플랫폼 영향력으로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KB금융은 다음달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 등을 선보이며 페이 경쟁에 뛰어든다.
국외사업 기반을 다지는 것도 윤 회장 앞에 놓인 과제다. KB국민카드는 2018년 캄보디아에 현지 법인 KB대한특수은행을 세웠고, 영업 10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67%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노조와 관계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KB금융노조는 윤 회장의 성과주의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다며 이번 연임에 반대했다. 2019년 1월 노조가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하루 총파업에 돌입하기도 하는 등 노사 관계는 악
은행권 관계자는 "3연임 성공 후 윤 회장은 후계자 양성을 비롯해 3년 후 성공적 세대교체를 위한 고민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회장 후보에 올랐던 1961년생 트리오가 하반기 인사 후 그룹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