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염려가 증폭된 가운데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에 실망한 주주들의 매도세가 미국 증시 급락에 기름을 부었다. 증시 상승을 주도한 미국 기술주에 대한 거품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의 불확실성은 커져가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이 켜켜이 쌓이면서 달러로 자금이 모이고 있다. 한 달 전만해도 약세 흐름을 면치 못했던 달러화가 다시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당분간 강력한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94.40을 나타냈다. 24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94.33으로 지난 9주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화 환율 역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16달러로 거래되며 지난달 1.20달러대까지 휘청였던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속 세계경제 회복을 둘러싼 회의적 견해가 커지면서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써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화는 지난달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미국의 경기회복 관련 지표와 천문학적 양적완화에 대한 부담,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달러화 강세는 안전자산인 금값마저 하락시켰다. 2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2.1%(39.20달러) 떨어진 1868.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2개월 동안 가장 낮은 가격이다.
달러화가 유동성 흡수의 블랙홀이 되면서 뉴욕증시는 휘청이고 있다. 23일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각각 1.92%, 2.37% 떨어졌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등 통화 당국 주요 인사들은 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적인 재정 부양책의 중요성을 이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차기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 속에 공화당과 민주당 간 부양책 협상은 난항만 거듭되고 있다.
강달러와 미국 기술주 급락 등의 요인이 겹치자 9월 들어 잘 버티던 한국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 하락한 2272.70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8월 4일 이후 50일만에 처음으로 2300 아래로 지수가 내려간 것이다. 개인이 3500억원이 넘는 돈을 부었
[이재철 기자 / 박인혜 기자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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