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수혜주 가운데 가장 주목을 끄는 산업은 배터리(2차전지)다. 배터리 3사 주가는 3일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5.30% 상승해 65만60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주가는 4.43%, SK이노베이션은 7.35% 상승하면서 증시를 주도했다. 한국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소재부터 완성품까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덕분에 배터리 소재 업체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SKC 주가는 8.80% 급등했고, 포스코케미칼 또한 3.72% 올랐다. SKC는 LG화학과 삼성SDI에 전지박을 공급하고 있으며,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가장 대표적인 공약이 친환경 사업 육성"이라면서 "4년 동안 청정 에너지와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에 2조달러를 투자한다고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복제약 업체 또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수혜가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는 이른바 '오바마케어'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약가 규제 강화, 복제약 처방 장려 정책 등이 수반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복제약을 판매하는 셀트리온이 대표적인 바이든 수혜주로 꼽히는 이유다. 이날 셀트리온 주가는 전일 대비 5.93% 올라 바이든 후보 당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셀트리온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은 이날 일제히 부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주)'에 우호적인 편이다. 또한 5G 이동통신 투자와 통신 인프라 구축에 1200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공약해 한국 또한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중 분쟁이 격화하면서 방위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는 일제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종목이 삼성전자다. 바이든 후보 또한 5G 통신망 구축을 공약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과감한 투자를 내걸어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에 8조원 규모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삼성전자는 5G 장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44% 올라 5만8800원을 기록했지만 바이든 수혜주보다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작았다.
미국 빅테크 종목을 위주로 구성한 상장지수펀드(ETF)도 부진했다. 빅테크 기업 규제를 공약한 바이든 후보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TIGER미국나스닥100 ETF는 0.21% 상승하면서 마감했다. 방위산업 업체 주가 또한 부진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여전히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 "확률은 낮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격차를 뒤집고 재선에 성공한다면 기대감을 지나치게 반영해 오른 바이든 수혜주는 주가가 되돌아가고 주도주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