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갈등을 벌여온 중국이 미국 선거 발표 시기에 맞춰 보란 듯 '전 세계 최대 규모 기업 공개(IPO)' 띄우기에 나섰다.
거대 핀테크 기업이자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가 5일(현지시간) 홍콩 증시 IPO를 앞둔 가운데 이미 투자자들이 사전 거래에 몰리면서 공모 가격 대비 50%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 트럼프 정부가 앤트 알리페이와 텐센트 위챗페이 제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한때 앤트 IPO가 연기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한 달 만에 분위기가 역전됐다.
2일 블룸버그는 이날 홍콩 증시 그레이마켓에서 기관·전문투자가들이 앤트 주식 1주에 120홍콩달러(약 1만7560원)를 부르면서 공모 가격(80홍콩달러) 대비 50% 높은 웃돈이 붙었다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회색 시장'을 뜻하는 그레이마켓은 정식 매매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을 말한다. 홍콩 증시에서는 주식·채권 사전 거래 시장을 가리킨다. 블룸버그는 개인투자자도 앤트 정식 상장 하루 전인 4일부터 기관·전문투자가들과 비슷하게 그레이마켓에서 앤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앤트 주식은 한국에서도 증권사 모바일결제시스템(MTS) 등을 통해 직접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시장에서는 앤트 측이 그린슈(초과배정옵션)를 행사해 미국달러 기준 총 344억달러 외에 추가로 52억달러를 조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고 있다.
앤트 투자 열기는 지난달 글로벌 증시에서 중국 기업 주가가 뛴 분위기에도 힘입었다. 최근 한 달 새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줄을 이었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수 강화'를 내거는 한편 자국 기업을 키워 미국을 앞지르겠다고 선언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