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가 대통령 당선을 선언한 바로 다음 날 중국 증시에서 '반도체 굴기의 상징' SMIC 주가가 4%넘게 뛰었다.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이자 국영기업인 SMI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로 지난 7월 상하이 증시 상장 후 주가가 반토막 난 바 있다. 내년 1월 출범할 바이든 차기 정부가 글로벌 기술 패권을 두고 중국을 꾸준히 견제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뉴욕 증시와 중국 상하이·홍콩 증시에서는 중국 기술주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그으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SMIC는 전 거래일보다 4.46%오른 67.85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주말인 지난 7일 늦은 오후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통령 당선을 선언한 후 개장한 첫 거래일이다. 미국에서 대선 투표가 있은 후 SMIC 주가는 지난 4일 이후 7.70%올랐고 최근 한달 새 18.18%뛰었다. 9일 SMIC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도 전 거래일보다 2.49%오른 24.7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회사다. SMIC는 미·중 무역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자진 상장 폐지를 선언한 후 중국 정부가 '나스닥 스타일 기업공모(IPO)'를 도입해 띄우고 나선 상하이 스타마켓(커촹반)에 올해 7월 상장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SMIC가 최초 상장 계획을 제출한 지 29일만에 승인해 상하이 증시가 1990년 설립된 후 최단기 승인 기록을 낼 정도로 상장을 밀어부쳐줬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9월 SMIC 제재를 발표하면서 SMIC 주가는 반토막 나기도 했다. 지난 7월 16일 상장 첫날 82.92위안으로 거래를 마친 SMIC주가는 9월 미국 제재 탓에 40위안 선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9일 상하이 종합 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6%오른 3373.73,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1.18%오른 26016.17에 마감했다. 지난주 중국 규제 당국의 '글로벌 증시 역대 최대 규모 앤트 IPO중단 조치' 사건으로 주가가 급락했던 앤트 모기업 알리바바 주가도 이날 홍콩증시에서 2.91%올랐다.
바이든 후보는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해 '전략적 경쟁' 노선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21세기 미·중 기술 경쟁 구도를 감안하면 미국이 중국의 기술 절도 등을 용인하지 못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트럼프 정부에 비해서는 예측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왔다. 중국에 대한 압박도 무역·수출 제재 같은 경제 위협이 아니라 인권 등 포괄적인 가치 차원에서의 압박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미국 여론조사가 본격적으로 나온 최근 한 달새 뉴욕증시에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시세가 빠르게 올랐다. '중국 전기차(EV) 3형제' 니오·샤오펑·리오토 뿐 아니라 바이든 친환경·재생에너지 정책을 감안한 중국 태양광 패널 업체 징코솔라 등 중국 기술주도 초강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해도 백악관 내 대중국 외교 정책 이견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일한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지난 7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앞으로 참모진들 간에 큰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미국 위협 세력이라고 보는 세력(매파)도 있겠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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