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분야 선두 주자 '쏘카'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우버와 리프트처럼 차량 공유 업체가 국내에서도 상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쏘카는 투자금을 3000억원 이상 유치하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인정받은 비상장사)으로 거듭났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전날 국내 증권사 6곳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초청받았다.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는 오는 20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쏘카는 이달 말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거쳐 다음달께 주간사단을 확정 짓기로 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상장 시점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다"며 "주간사단을 먼저 뽑고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쏘카는 국내 카셰어링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대중에게는 2018년 출시한 서비스 '쏘카 패스'로 존재감을 알렸다. 쏘카 패스는 모닝, 벤츠, 카니발 등 다양한 차를 탈 수 있는 구독형 차량 서비스다. 누적 가입자만 30만명을 돌파할 만큼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 밖에 쏘카는 '쏘카 플랜' '쏘카 페어링' '쏘카 비즈니스' 등으로 서비스를 다양화했다. 최근엔 온라인 중고차 부문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공들이고 있다.
쏘카는 국내 카셰어링 업체 중 처음으로 조 단위 몸값을 인정받았다. SG 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600억원을 투자하며 쏘카 기업가치를 약 1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쏘카의 몸값은 2년 전 IMM PE를 주주로 맞이했을 때보다 2배가량 높아졌다. 이로써 쏘카는 쿠팡, 우아한형제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크래프톤 등에 이어 국내에서 12번째로 유니콘 기업에 합류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쏘카가 사업 모델 특례나 테슬라 상장(이익 미실현 요건) 등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매출 규모는 크지만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쏘카 매출액은 2567억원, 영업손실은 71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38%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53%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409억원에서 81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쏘카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 온전히 확립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
쏘카가 상장에 착수하면서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도 본격적으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국내 1위 택시 호출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도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우석 기자 /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