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코로나19 관련 제약·바이오주가 대부분 급락한 데는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의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이자의 백신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낮아진 것이다. 치료제 역시 백신으로 인해 수요가 적어질 수 있어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진단키트·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의료용품도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크게 보면 국내 코로나19 관련 분야를 제약, 용품, 위탁생산(CMO) 세 분야로 볼 수 있다"며 "화이자의 백신 개발 소식은 국내 백신·치료제 업체에는 대체로 '마이너스(역)'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단키트·마스크의 경우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수요가 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백신 개발 이후의 매출 등 수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관련 바이오주 투자 시 기존의 코로나19 수혜 분야를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으며, 백신 CMO 쪽으로 눈을 돌릴 것을 조언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던 백신·치료제 개발 업체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화이자를 포함한 글로벌 빅4 바이오 업체(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는 연내에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마치고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들어갈 전망이다. 다만 백신 CMO 투자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식적으로 화이자의 위탁생산을 의뢰받은 국내 업체는 없다"며 "백신 CMO 업체인 SK케미칼과 녹십자의 경우에도 기대감만으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바이오를 포함한 헬스케어 전반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KB증권은 내년도 증시를 전망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진단·치료제·백신 구매 계약자가 정부가 되면 정부 지출이 늘어나며 바이오 산업이 변화의 국면을 맞을 것이고 이는 국내 바이오 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