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을 주축으로 한 기술주 주가가 올해 크게 힘을 받은 가운데 남미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bre)'에 서학개미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중남미 전자상거래 보급률이 약 5% 수준에 불과한 만큼 중남미 1위 업체 메르카도리브레의 독주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 시장에서 메르카도리브레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24% 가량 상승했다. 메르카도리브레는 나스닥에 상장한 최초의 중남미 기술 기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플랫폼 기업은 크게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과 알리바바의 성공스토리를 중남미에서 써내려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시장의 개화가 늦었던 중남미는 최근 동남아를 제외하고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카도리브레는 지난 1999년 아르헨티나에서 설립됐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중남미 18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브라질 매출액이 약 63.6%로 가장 높고 아르헨티나(19.9%), 멕시코(12.0%)가 뒤를 잇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1억2000만달러(1조249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5%가량 증가했다. 증권사 컨센서스를 13% 이상 상회한 수치다. 3분기 기준 메르카도 리브레의 영업이익률은 7.4% 수준이다.
핵심은 단연 전자상거래(e커머스) 부문이다. 메르카도 리브레 플랫폼을 통해 판매자들은 무료로 마켓플레이스에 상품을 올릴 수 있고 상품이 판매되는 경우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다. 3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2% 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는 이들을 위한 물류·배송 서비스 '메르카도 엔비오스' 역시 수익을 내는 한 축이다.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핀테크 시장에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3분기 온라인 결제 솔루션 '메르카도 파고'의 경우 전년 대비 197%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마켓플레이스에서 발생하는 메르카도 파고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전자지갑은 전년 대비 381% 급증하며 핀테크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자산관리 서비스 '메르카도 폰도'를 출시하며 전자지갑의 효용성을 확대했다.
한주기 연구원은 "당초 마켓플레이스 내부 결제시스템으로 개발되었으나, 지금은 마켓플레이스 외부 사용자에게 다양한 핀테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이커머스와 핀테크가 통합된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증권에 따르면 메르카도 리브레의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14.1배에 이른다. 이는 글로벌 e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5.8배), 아마존(3.6배), 이베이(3.2배)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주가매출비율(PSR)이란 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지표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나타내는 지표다.
글로벌 최강자인 아마존이 중남미에서 점유율 2위로 턱 밑에서 추격하고 있다는 점은 과제다. 이를 위해 메르카도 리브레는 남미 지역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이미 브라질에 역대 최대인 7억1600만달러(약 8213억원)를 투입했으며 내년에는 투자 규모를 이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업
외형 성장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지난해까지 1억5000만달러 영업적자를 기록한 메르카도 리브레는 올해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7800만달러를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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