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주식형 액티브 ETF가 주목을 끌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9월 29일 상장한 'KODEX 혁신기술테마액티브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 7.51%를 거뒀다.
해당 ETF는 신탁재산의 60% 이상을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기업과 혁신기술테마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한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 ETF' 역시 7.30%의 1개월 수익률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그동안 주식형 ETF는 특정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인덱스형 펀드만 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올해 9월 처음으로 자산운용사가 직접 운용 전략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조율하는 '액티브' 모델이 도입됐다. 국내에선 생소한 주식형 액티브 ETF는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 이미 보편화된 투자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패시브 ETF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액티브 ETF를 통해 초과 수익을 노리기 때문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와 같은 주식형 액티브 ETF를 선보여 올해 들어서만 80% 넘게 상승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형 액티브 ETF는 이제 첫선을 보인 만큼 투자자들과 운용사 모두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직 순자산 규모는 작지만 투자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는 뜻이다. 초과 수익에 대한 기대감뿐만 아니라 일반 ETF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 역시 투자자들이 관심을 끌 요소로 평가된다.
이제 막 첫발을 뗀 만큼 주식형 액티브 ETF 성장을 위한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운용사의 전략적 투자가 중요한 만큼 액티브 ETF의 공시 요건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한 대형 운용사 고위 인사는 "ETF에 일괄적으로 적용 중인 '일별 공시'를 일반 펀드에 적용되는 '월별 공시' 정도로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TF는 규정상 매일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시해야 하는데 운용사의 액티브 ETF 투자 전략이 하루 단위로 매일 노출되면 일반투자자들의 추종 매매가 빈번해지고 이로 인한 시장 쏠림과 왜곡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는 액티브 ETF의 공시 요건을 일반 펀드 수준으로 완화해 달라는 건의를 금융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측은 "주식형 액티브 ETF가 출시된 지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은 데다 상장 펀드의 공시 요건에 예외를 두는 건 신중히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중소 자산운용사들의 참여도를 높여 액티브 ETF 시장의 폭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된다. 액티브 ETF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중소 운용사를 위해 대형 운용사와의 협업 모델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운용 역량이 부족한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손잡고 새로운 운용 모델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중견 운용사의 기존 주식형 펀드를 ETF로 포장해 상장시키는 작업을 미래에셋이 맡고 기존 운용사는 ETF 운용에 집중하는 식의 협업을 구상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액티브 ETF : 시장 상황에 따라 편입 종목을 빠르게 선택해 벤치마크 대비
[진영태 기자 / 추동훈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