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40%이상이 연말 자체적인 락업(보호예수)에서 풀릴 위기에 놓였다. 조원태 회장에 반기를 들었던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식매도금지약정이 올 연말까지이기 때문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 약 46.7%를 확보한 3자연합은 내년초 정기주총을 염두해두고 자체적으로 올 연말까지 주식매도금지 약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올 연말이 지나면 3자연합 소유 지분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3자연합은 지속적인 지분매입으로 1대주주에 올랐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결정에 따라 산업은행이 유상증자로 들어오면서 다시 2대주주가 될 상황"이라며 "수천억원대 추가지분매입을 하지 않을 경우 1대주주에 오르기 어렵고, 주식매도금지약정이 연말풀리면서 연합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이 산업은행의 유상증자를 넘어 1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재차 2~3000억원대 지분투자가 필요하다. 대신증권이 내놓은 한진칼, '경영권분쟁 사실상 종료'보고서에 따르면, 이달말 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실행될 경우 산업은행은 10.7%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은 증자에 따라 36%대로 지분이 희석되지만 산업은행이 우호지분에 들어온다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제외하고 지분이 47.3%가 될 전망이다. 3자연합은 증자에 따라 지분율이 40.4%로 하락하고, 신주인수권을 모두 전환하더라고 43%에 못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경쟁을 통해 1대주주에 오르기위해서는 약 4.4%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이날 기준 한진칼의 시가총액이 4조3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대량매수과정에서 주가상향을 제외하고도 1892억원어치를 추가매수해야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 3자연합도 기존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추가지분을 매입하는 등 소위 '영끌'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추가자금 조달을 통해 지분경쟁을 계속할 지 정해야하는 상황으로 만약 연합체가 더이상 경쟁을 하지않을 경우 주가하락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
한편, KCGI측과 반도건설 등 3자연합체는 자체적인 주식매도금지약정 여부나 연장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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