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6000억원 규모의 환매 연기를 결정한 이후 최근까지 약 6조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연기·중단 사태가 이어졌지만 피해자를 위한 판매사 등의 보상·배상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펀드에 대한 보상은 가지급·선지급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향후 펀드 회수 작업이 끝난 뒤 판매사들과 투자자들 간 분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2일 금융위원회는 은성수 위원장 주재로 21차 금융위 회의를 열고 라임 자산 전체를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이관키로 의결했다. 웰브릿지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20개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가교 운용사다. 강민호 웰브릿지 대표는 "라임 전체 자산을 이관받아 정상 펀드는 계속 운용하고, 문제가 된 펀드는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임 펀드 가입자에 대한 선보상도 판매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우선 지난 7월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투자원금 전액 반환 결정을 내린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는 우리은행, 신한금융투자, 하나은행 등에서 대부분 배상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등에 대해서도 원금의 51%를 우선 지급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원금의 30~40% 가지급안을 제시한 KB증권도 가입자 80%에 대한 지급을 완료했다.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대신증권은 원금이 아닌 손실액의 30%(일반법인 20%)를 선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약 70%에 대해 지급을 완료한 상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도 판매사별 각기 다른 기준에 따른 가지급이 이뤄지고 있다. 판매 규모가 287억원으로 비교적 적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투자 원금 90%에 대한 가지급을 대부분 완료했다. NH투자증권은 판매액 4327억원에 대해 원금 30~70% 차등 지원을 진행 중이다.
3000억원대 환매중단으로 많은 피해자를 만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도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은 원금 50% 가지급을 진행하고 있고, IBK투자증권은 40% 가지급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이 대부분 판매했다가 5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하나은행이 원금의 70%를 투자자들에게 가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선지급금, 가지급금은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몇 년 뒤 펀드 회수 작업이 끝나고 책임 비율을 따져 일부 투자자는 판매사에 가지급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생명이 538억원어치를 판매한 '유니버셜 인컴 빌더 사모 파생결합증권(DLS)'은 지난 7월 환매연기 이후 투자자들에게 내년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원금을 분할해서 상환하겠다고 밝혔다가 계획을 변경해 투자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삼성생명은 50% 가지급을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교보증권이 설계하고 신한은행에서 105억원 규모로 판매한 '교보로얄 글로벌M 사모펀드'는 지난달 손실 100%가 확정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의 피해복구 방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웅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