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종목별로 등락이 컸습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던 건 주말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에 합의한 데 이어 미국에서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드디어 2조3000억달러(약 2522조원) 규모 코로나19 추가 부양 법안에 서명한 영향입니다.
이날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지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물 서부산 텍사스유(WTI)가 1.26%떨어져 배럴당 47.62달러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지만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 지수(3만403.97, +0.68%)·스탠더드앤푸어스 500지수(3735.36, +0.87%)·나스닥종합주가지수 (1만2899.42, +0.74%)가 일제히 올랐습니다. 유럽 증시도 올랐기 때문에 오늘 한국 증시 분위기가 어떨지 기대되는데요.
이번주는 2020년 한 해의 마지막이다 보니 미국·유럽 증시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이 연말 휴가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거래량은 살짝 줄어들 것이라는 게 월가 전망이에요. 다만 이 와중에도 떠들썩했던 인기 종목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가져와보았어요.
1. 알리바바發 중국 기술주 급락 쓰나미…전문가들 "이제 시작일 뿐"경고
2. 뉴욕증시 인기 종목들의 하루…테슬라는 '내년 인도 진출' 비트코인 테마주와 니콜라 주가 급등
3. 유럽증시의 질주…'배민의 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주가 9%↑·마이테레사, 뉴욕증시 IPO계획
◆ 알리바바發 중국 기술주 급락 쓰나미…전문가들 "이제 시작일 뿐"경고
↑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1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로 약보합세였던 반면 샤오펑 등 중국 기술주는 `차이나리스크`가 불거진 탓에 줄줄이 급락했습니다. |
앞서 28일 홍콩증시에서 7.98%급락한 알리바바 주가가 뉴욕증시에서는 살짝 오른 이유는 '자사주 매입 확대'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날 뉴욕증시 개장 전 알리바바는 "오는 2022년까지 자사주 매입 규모를 기존 60억달러에서 100억달러(약 11조원)으로 40억달러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 발 '차이나리스크'에 휩싸인 알리바바 주가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 투자사 베어드의 콜린 세바스티안 연구원은 이날 투자 메모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를 기존 325달러에서 285달러로 하향했습니다. 중국 규제 당국의 불확실성 문제와 더불어 내년에 추가로 직접 규제 조치가 더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앞서 27일 중국 금융 규제당국(인민은행·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증권감독관리위원회·외환관리국)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 경영진을 소환해 면담하면서 "근본 사업(결제 서비스)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했는데 시장은 '사실상 핀테크(금융 기술) 쪽으로는 발 붙이지 말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날 오후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이 "알리바바는 법 준수 의지가 부족하고 당국 규제를 가볍게 안다"면서 "알리바바가 대출·보험·이재(투자상품) 등 금융 상품 판매 활동을 하는 것을 엄격히 바로잡아야 하며 앞으로 각종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경고를 냈기 때문이죠.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은 지난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금융 포럼 자리에서 "성공은 나에게서 비롯되지 않아도 된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말을 직접 인용해 금융 규제 대신 혁신을 주문했다가 시 주석 눈 밖에 난 상태입니다. 중국 금융·핀테크 산업이 마윈 자신이 아니라 혁신에서 비롯돼야한다는 의미였지만 공산당 지도부는 결국 11월 초 앤트 그룹 홍콩·상하이증시 상장 사흘 전 상장을 무기한 중단시켰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사정이 알려진 상태이다보니 홍콩 소재 앰버힐캐피털의 잭슨 웡 연구원은 28일 로이터통신 전화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기술기업을 압박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갖기 원한다"면서 "이 때문에 알리바바 뿐 아니라 텐센트, 메이퇀 등 다른 IT업체 주식 매도 압력도 커질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렇게 '차이나리스크'가 불거진 탓일싸요 ? '중국판 트위터'로 통하는 사회연결망서비스 업체 웨이보(WB)는요.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13.50% 급락해 38.3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웨이보는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있는데 이날 발표한 '2020년 3분기(7~9월) 실적'에서 조정 이익이 1주당 66센트로 나와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평균 예상치(60센트)보다 높았습니다. 웨이보 평균 일일 활성 사용자 증가세가 앞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따르기도 했는데요.
다만 이날 뉴욕증시에서 중국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사정이 안 좋았습니다. 'IT공룡' 징둥닷컴(JD, -3.41%)과 메이퇀 디엔핑(장외 시장 MPNGF, -4.13%) 뿐 아니라 '중국 전기차 3형제' 니오(NIO, -3.74%)·샤오펑(XPEV, -9.15%)·리오토(LI, -7.88%), 친환경 분야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 징코솔라(JKS, -4.64%)도 줄줄이 급락했습니다.
◆ 뉴욕증시 인기 종목들의 하루…테슬라는 '내년 인도 진출' 비트코인 테마주와 니콜라 주가 급등
↑ 내년 초 테슬라가 인도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인도 교통부 장관 인터뷰 기사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내년 진출'을 언급했습니다 [출처=트위터] |
테슬라는 지난 주말 안 좋은 평가가 나왔는데 이날 의외로 선방한 이유는 인도 사업 호재입니다. 니틴 가드카리 인도 교통부 장관이 28일 인디안익스프레스 신문 인터뷰에서 "내년 초 테슬라가 인도에서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다"면서 "이후 시장 반응을 보고 인도 내 잔기차 생산·조립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여파입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공동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CEO)도 트위터를 통해 "(1월은 아니지만) 내년에 인도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 이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인도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에 관심이 많은데요. 테슬라가 인도에도 진출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테슬라는 주가 거품 붕괴로 제 2의 아메리카온라인(AOL·1990년대 후반 닷컴열풍을 이끈 인터넷 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웰스파고증권의 크리스 하비 주식전략 책임자 발언과 "사람들이 너도 나도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결과 그 회사 주가는 과매수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기 매력적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파밀러앤워싱턴 자산운용의 마이클 파 대표의 부정적인 언급이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애플 주가도 올랐습니다. 이날 애플(AAPL)은 3.58% 오른 136.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한국증시까지 들썩였던 이른바 '애플카'(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호재가 이어졌다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아마존(AMZN, 3.51%) ·페이스북(FB, 3.59%)· 마이크로소프트(MSFT, 0.99%)·구글 알파벳(GOOGL, 2.30%) 등 정보기술(IT) 공룡 기업 주가가 간만에 크게 오른 것의 연장선상입니다.
이른바 애플카와 관련해서는 '애플 전문가'로 통하는 홍콩 TF인터네셔널 증권의 밍치 쿠오 연구원이 "애플 자율주행차는 일러야 2025년에나 출시될 수 있고 오는 2028년에 출시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대감을 누르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나라면 지금 애플 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라면서 "투기가 붙은 상태이고 당장은 애플 자동차 공급업체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평가했습니다. 쿠오 연구원은 애플 신제품 출시 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그런 그가 "자율 주행차는 최소 5년은 빅데이터를 축적해 딥 러닝/인공지능(AI)을 개발한 후에나 가능한 것이며 자동차 사업은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애플이 실제 생산에 뛰어들 지에 대해서 나는 회의적이다"라고 한 것은 눈여겨 볼만한 언급입니다.
물론 전문가 언급이 주가에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는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 주가가 하루 새 19.13% 뛴 16.38달러에 마감했는데요. 글로벌 에너지 업체 BP와 자동차 제조업체 제네럴모터스(GM)에 이어 지난 주 미국 유명 쓰레기처리업체 리퍼블릭서비스도 니콜라와의 협력을 취소하며 이별을 선언했지만, 이번에는 월가 대형 투자은행(IB) JP모건이 니콜라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날 JP모건은 투자노트에서 "니콜라 목표주가를 기존 40달러에서 35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목표가격은 하향이지만 그래도 현재 주가의 2배를 넘는 데다가 이날 JP모건이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내에 니콜라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올 것이며 내년 1월에는 니콜라 트럭 '트레' 주행 비디오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이달 9일 테슬라에 대해 "극단적으로 과대 평가된 회사이며 주가가 90달러까지 폭락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는데 니콜라에 대해서는 다소 관대한 평가를 냈군요.
비트코인 채굴 업체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지난 주말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2만8000달러를 돌파한 여파입니다. 라이엇 블록체인(RIOT, +19.28%)과 마라톤 특허그룹(MARA, +12.18%), 클린스파크(CLSK, 16.20%)가 주인공입니다. 비트코인이 인기를 끌자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더 사들이고 채굴 인력을 고용해 채굴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한편 손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모바일 주택 대출 서비스 업체 '레모네이드'(LMND)이날 하루 새 주가가 13.94%떨어졌는데, 기관 등 주요 투자자들의 락업(lock-up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나온 영향이었습니다.
◆ 유럽증시의 질주…'배민의 힘'(?)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주가 9%급등·마이테레사, 뉴욕증시 IPO계획
↑ 2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9%이상 오른 '배민 인수' 딜리버리히어로 주가. |
28일(현지시간) 유럽증시에서는요. 유럽 대표지수 유로스톡스가 직전 거래일보다 0.91%오른 3575.41을 기록하는 동안 독일 증시는 사상 최고 기록을 냈습니다. 독일 증시 대표 주가지수 DAX가 1.49%올라 1만3790.29를 기록했는데요.
한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딜리버리히어로(DHER) 주가가 9.12% 급등한 129.25유로에 거래를 마감했다는 점입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유로로스톡스 600지수 포함기업인데요. 앞서 28일 한국에서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업계 2위 '요기요' 지분을 전부 매각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배민 기대감'이 작용한 걸까요?
한편 독일계 명품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마아테레사는 이날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기업공모(IPO)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MYTE라는 거래 코드로 상장할 계획이고 IPO 예상액은 1억5000만달러라고 합니다. 마이테레사는 프라다와 구찌, 버버리 등 명품 패션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