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72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로 미국 증시 상장이 최종결정되며 국내 투자자도 쿠팡 상장주식 투자가 가능해진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높게 받았다고 평가하면서도 투자에 있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쿠팡의 기업가치를 630억달러(약 72조원), 올해 쿠팡의 매출액을 2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주가매출비율(PSR)은 3.6배 수준이다. PSR이란 시가총액을 연 매출액으로 나눈 것으로, 통상 성장주의 기업가치 평가에서 사용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주가수익비율(PER)로 평가가 안되지만 매출액과 트래픽이 높은 성장주의 가치평가에 PSR이 활용된다"며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점유율이 15% 정도지만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가별 온라인 유통시장 점유율 1위업체인 중국 알리바바의 PSR이 5배, 미국 아마존이 3.5배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자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56%, 47%로 주요 국가의 평균 점유율(35%)을 넘는데 쿠팡은 15% 수준이다. 점유율 차이를 감안하면 성장성에 대한 가치를 작지 않게 받은 셈이다.
쿠팡의 기업가치 적절성 여부와 상관없이 투자여부는 신중해야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쿠팡의 기업가치가 70조원에 달한 것은 성장주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덕이라고 볼 수 있다"며 "만약 내 가족이 현 공모가 수준에서 투자한다면 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기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 쿠팡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없다. 또다른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미국의 투자가 등 미국 시장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갖춰야하는 부담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다"며 "최근 미국 증시에서 성장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점도 참고해 상장 후 주가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팡에 투자하기가 부담스럽다면 네이버 등 국내 이커머스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쿠팡 상장 시점에 예상하고 있는 시가총액 범위를 넘어서 더 높은 가격에 상장된다고 하면 업사이드(상장여력)가 축소돼 투자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쿠팡이 너무 높은 가치에 상장이 되면 네이버가 싼게 아니냔 얘기가 나올 수 있어 네이버에
[강봉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