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의 '파워데이'가 한국 배터리주에 찬물을 끼얹었다. 폭스바겐이 중국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각형 배터리셀을 사용하겠다고 밝히며 국내 배터리주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16일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전날에 비해 7.76% 내린 89만1000원에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은 5.69% 내린 2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날 LG화학의 주가 하락폭은 지난해 3월 중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염려로 증시가 급락했을 때 이후 가장 크다. 그만큼 투자자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LG화학을 각각 29만여 주, 14만여 주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상위 1위 종목이다. 반면 외국인은 SK이노베이션을 7만여 주 순매수했고, 기관투자가는 47만여 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 사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 중 폭스바겐 비중이 10~20%로 추정되고,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이후 납품 예정인 상황에서 주요 납품처가 사라진 셈이기 때문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폭스바겐의 배터리셀 구조가 각형으로 정해진 만큼 기존에 파우치형으로 공급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폭스바겐 물량 증가 기대감이 크게 낮아져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이라며 "특히 수주 잔액 내 폭스바겐 매출 비중이 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우려가 단기적으로 보다 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폭스바겐의 이번 결정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주가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내 배터리가 중국 배터리보다 경쟁력이 높고, 폭스바겐 외 다른 완성차 업체들이 각형 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필요하면 파우치 업체들도 신규 투자에서 각형으로 폼팩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