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3월 16일(17:0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의 소수지분(마이너리티)을 놓고 한국, 미국, 일본 기업들이 한 판 승부를 벌인다. 후보군 사이에선 써내는 가격이 더이상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분위기다. SK루브리컨츠가 새로운 주주와 함께 시너지를 창출하길 원하고 있어서다. SK루브리컨츠의 사업 파트너는 이르면 월말쯤 정해질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는 지난 12일 소수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본입찰 절차를 밟았다. 일본 이네오스와 미국 아폴로캐피탈매니지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네 곳이 모두 참여했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입찰 절차는 사실상 형식적으로 진행한 것이며 후보군들이 제시하는 거래 조건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가격 차이 때문에 특정 후보군이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SK그룹 입장에서도 거래를 어떤 형태로 이어가느냐에 방점을 찍고 검토 중이다"란 말도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일본 이네오스(ENEOS)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와 사업 상 파트너 관계를 오랫동안 이어왔기 때문이다. 이네오스의 전신은 지난 1888년 설립된 신일본석유다. JX에너지, JXTG란 이름을 쓰다가 지난해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됐다. 이네오스는 지난 2010년 SK루브리컨츠와 울산에 합작법인을 세워 윤활기유를 생산 중이다. 현재 SK루브리컨츠가 생산하는 윤활기유(자동차에 쓰이는 윤활유의 기본원료)의 핵심 고객사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전략적 동반자를 원하는 SK루브리컨츠의 청사진을 감안하면 이네오스가 외형 상으론 최적의 파트너"라며 "일부 인수 후보군들은 이네오스 측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하기도 해, 원매자 사이에서 합종연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 보긴 어렵다"며 "제작년 엑손모빌과의 협상도 깨졌던 전례가 있는 만큼 양 측이 원하는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게 선결 조건"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국내에서 거래를 종결한 이력이 없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조 단위 매물을 계속해서 검토해 왔다. 두산공작기계를 비롯해 LS오토모티브, 연합자산관리(유암코),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의 인수를 저울질한 바 있다. 한국 딜의 경우 최아람 이사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M PE는 자사의 크레딧펀드를 내세워 입찰에 뛰어들었다. 특수 상황에 투자하는 'IMM크레딧솔루션(이하 ICS)'을 통해 마수걸이 딜을 물색 중인 것이다. 지난 2019년 박찬우 부사장이 ICS 대표 직책으로 옮겨 관련된 실무를 챙기고 있다. IMM PE는 SK루브리컨츠 딜에 전념하기 위해 티맵모빌리티 프리IPO에서도 하차한 바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옛 이큐파트너스) 등과 함께 한국금융지주 그룹사다.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선 비상장 바이오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업계의 '큰 형님'과 다름없는 존재다. 사모투자(PE) 부문은 존재감을 차근차근 키워왔다. 2015년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로 신발도매 업체 '씨엔케이무역', 운송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 백화점·아웃렛 '이랜드리테일', 반도체 장비업체 '에스엔텍' 등에 투자했다.
한 기관투자자는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 딜에 완주하기 위해 한국투자파트너스 P
매각 측은 이르면 월말께 공시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밝힐 방침이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실무 업무를 맡고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