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에 나서면서다. 특히 최근 꾸준히 물량을 담아오던 기관이 '팔자'세로 전환하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면서 평화 협상 진전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됐고, 간밤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 결과가 위험선호 심리 후퇴로 이어진 모습이다.
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7.80포인트(0.65%) 내린 2739.8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3일 연속 상승하며 2750선을 회복했으나 이날 다시금 2730선으로 주저 앉았다. 지수가 2750선을 돌파한 건 지난 2월 10일 이후 50일만이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0.43% 하락하며 장을 열였고, 단 12분 만에 12포인트 넘게 빠졌다. 오전 9시 34분쯤에는 1%대 급락하면서 272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부터는 하락폭을 조금씩 줄여가며 2730선은 지켜냈다.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물가 지표에 따른 경계심리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40년여 만의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미 상무부가 밝힌 2월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상승해 지난 1월 기록한 5.2% 상승보다 높아졌다. 이같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됨에 따라 미국 2월 개인 소비 역시 전월대비 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0.5% 상승과 전달 기록한 2.7%를 하회한 수치다.
이에 따라 간밤 뉴욕증시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1.56%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57%, 1.54%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나타냈음에도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 내 군사 활동 축소 입장을 밝힌 러시아가 키이우 등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양국간 평화 협정 기대감이 축소됐다. CNN 등은 3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 군이 키이우와 북부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남쪽 이지윰, 돈바스 지역 등 4곳에서 공습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러시아산 가스에 대해 루블화 결제를 강행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부담 및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며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를 포함해 주요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영향으로 이날 국내 대형 기술주들도 동조화된 움직임을 보이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한국 시간 기준 오는 7일 새벽 3시 공개되는 연준의 3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위원들의 인플레이션 경계감과 대응 의지가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통화정책 부담 가중과 이로 인한 채권금리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예상에 부합한 의사록이 공개되더라도 증시 상승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과 철강·금속, 전기·전자 등이 1%대 하락했고, 종이·목재와 비금속광물, 기계, 의료정밀, 운송장비, 유통업, 건설업, 금융업, 은행 등이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섬유·의복은 3%대 급등했고 음식료품과 전기가스업, 운수창고, 통신업, 증권, 보험 등이 상승 마감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6억원, 7822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8446억원을 사들였으나 지수 방어에 실패했다. 기관은 지난 28일부터 전날까지 매수 우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지만 이날 '팔자'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열심히 짐을 싸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들은 기아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대 급락했고, SK하이닉스와 네이버, 삼성SDI, 현대차, LG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포함해 361개 종목이 상승했고, 489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대비 3.96포인트(0.42%) 내린 940.57에 거래를 마쳤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