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SFA반도체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SFA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 분야 1위 업체로 꼽힐만큼 '알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 성사의 관건이 삼성그룹 매출이라고 보고 있다. 매각 이후에도 삼성 물량을 받을 수 있느냐가 수익성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FA반도체는 경영권 매각을 위해 국내 중대형 사모펀드와 협상 중이다. 별도의 입찰 절차 없이 인수 후보군들과 개별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모회사 에스에프에이가 보유한 SFA반도체 지분 54.95%다. 원종목 회장의 아들 원진 부회장이 거래를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약 8000억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현재 코스닥에서 SFA반도체의 시가총액은 약 9000억원 수준이다.
시장 관계자는 "일부 사모펀드들은 인수금융 주선단과 접촉하는 등 거래 완주를 위해 준비하는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높은 알짜 회사라는데 이견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FA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에 해당하는 패키징(조립)과 테스트 서비스를 펼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 현지에 생산 법인도 보유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의존도는 약 70% 안팎으로 전해진다. 해외 매출은 대부분 필리핀 공장에서 발생한다. 연결 기준 2021년도 매출액은 6411억원, 영업이익은 665억원으로 직전 대비 각각 11.8%, 94% 가량 증가했다.
인수를 검토하는 후보군 사이에선 SFA반도체가 우량 기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가장 좋은 수익성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패키징 업체로는 SFA반도체를 비롯해 하나마이크론, 시그네틱스, 윈팩 등이 있다. 그 중에서 SFA반도체의 매출액이 가장 크며 영업이익률도 가장 높다. 반도체 후공정 업계에서 사실상 SFA반도체가 '1위 사업자'라 평가받는 이유다.
그럼에도 SFA반도체의 인수 가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주주가 바뀐 이후에도 지금처럼 삼성전자 물량을 수주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여서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품질 차이가 크지 않다면, 굳이 사모펀드를 주주로 둔 후공정 업체에 일감을 줄 필요가 없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그동안의 수주 이력을 살펴보면 사실상 삼성전자와 SFA반도체 오너 간의 접점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 주주가 바뀌고도 이전처럼 거래가 활발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에스에프에이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SFA반도체 모회사 '에스에프에이'의 지분을 10% 보유 중이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암묵적인 입장과 평가가 중
한편 모회사 에스에프에이는 과거 삼성테크윈 물류사업부에서 출발했다. 현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스마트팩토리 부문의 강소기업으로 꼽힌다. 이번에 자회사 SFA반도체 매각을 성사시킬 경우, 에스에프에이는 반도체 후공정 영역에서 사실상 손을 떼게 된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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