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위기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화 제안을 북한이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는데 이게 진짜 대화를 거부하는 건지 아니면 내심 대화를 원하고 출구를 찾고 있는 것인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한반도 정세를 분석해보겠습니다.
▶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위기가 지난주에 상당히 고조되었다가 위기 수준이 조금 낮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장관님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4월 들어와서 북한 나름대로 국내 정치적인 행사가 있고, 4월 15일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이 있고. 여러 가지가 반영 되서 분위기가 점차 완화 되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 최근 북한이 조건을 내걸면서 대화거부를 하는 이면에 실제로는 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거 아니냐. 사실 대화를 원하고 있는 거 아니냐 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그 점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렇습니다. 북한은 작년 12월에 인공위성 발사 이후에 계속 긴장수위를 높여왔죠. 특히 2월 12일 날 3차 핵실험을 했고. 그리고 3월에 위기가 한창 고조되었죠. 그러나 4월에 들어서 북한도 출구전략을 찾는 게 아닌가. 마침 우리 박근혜정부 에서도 개성공단을 감안해서 대화제의를 했고. 케리 국무장관도 한국에 방문해서 윤병세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서 대화제의를 했고. 이런 여러 가지를 보았을 때 북한도 그것을 잘 활용해서 출구 전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북한이 원하는 게 핵보유국으로의 지위인정 맞습니까?
-이번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구실이라고 할까,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 결의안하고 한미협동군사훈련인데요. 그 두 가지를 구실로 상당히 긴장을 높여가는데.. 여러 가지 목적이 있겠죠. 지금 말씀하신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 대외적인 목적이 있고,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도력, 카리스마를 만드는데 목적도 있었을 것이고. 여러 가지 다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길래 그렇게 원하는 겁니까?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왜그러냐면 국제법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핵보유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밖에 없습니다. 인도, 파키스탄도 사실상 핵보유국이지만 국제법상의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공인받는다고 보긴 어렵죠. 그래서 북한의 목적도 인도, 파키스탄 같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적인데. 이번 3차 핵실험 이후에 핵무기로 미국과 한국을 공격한다는 많은 선전을 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북한도 핵보유국이 아닌가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북한 나름대로의 의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북한도 이번에 나름대로 긴장국면에서 얻은 것이 있다?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서는 얻을 건 다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고, 그렇다고 우리가 러닝머신에서 한창 뛰다가 별안간에 스톱하고 내려올 순 없죠. 지금 아마 조정국면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번 위기 국면에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미묘하게 변하는 거 아니냐 라는 분석들이 나왔는데 장관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징후가 나왔죠. 특히 중국 국민들이 직접 여러 가지 SNS라든가 인터넷을 통해서 북한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것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거고 새로운 중국 지도부도 그러한 국민들의 여론을 도외시 할 순 없다고 봅니다. 작년 말에 중국이 북한에 인공위성을 발사하지 말라고 상당히 외교적인 노력을 했고 핵실험을 앞두고도 많은 노력을 했죠. 특히 중국이 특사를 보내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성사되지 않았고. 국제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핵실험을 한 것. 시진핑 주석이 공식적으로 후진타오 전 주석에게 정권을 인계받은 건 3월 아니겠어요. 그 직전 한창 민감한 시기에 북한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동북아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중국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죠. 그래서 아마 안보리 제재 결의안, 3월 7일 강력한 경제제재 조치인데 거기에 중국이 찬성한 것도 그러한 것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장관 재직 중에도 중국하고 여러 차례 접촉도 하시고 방중도 하셨잖아요.
-중국과는 가장 빈번하게 방문도 했고 외무장관 회담도 했고..
▶ 지금 중국이 모택동 혁명 이후에 어떤 면에선 가장 중요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습니까. 후진타오 체제에서 시진핑 체제의 전환이 단순히 10년만의 정권교체를 넘어서서 G2국가로 세계 초강대국으로 미국과 어깨를 명실상부하게 겨룰 수 있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시점이라고 하는 것이 중국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 아닌가요? 그런데 뒷마당에서 북한이 중국입장에서는 불필요하게 자꾸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국민들은 짜증나 있고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북한 이대로 가서 되겠느냐 하는 근본적인 회의감이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그렇다고 중국의 대북한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서서히 변화가 있겠죠. 특히 지금까지 북한은 중국에서 볼 때 전략적인 자산이겠죠. 그러나 점점 북한의 예측하기 어려운 도발적인 행동으로 인해서 부담이 되어가고 있죠.
▶ 지금까진 자산이었는데 점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도 대북한 정책을 점차 조금씩 수정할 수밖에 없겠죠.
▶ 미사일 상황이 계속 길어지면서 미국의 전술핵을 우리에게 재배치해야 된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그런 여론이 일부 있는데요. 사실 미국이 지상배치 전술 핵무기를 철수한 것은 벌써 20년 전, 90년 대 초 입니다. 그때는 핵무기 없는 세상, 전략무기 감축의 시작으로서 과감하게 한 건데요. 지금의 북한의 핵위협이 있다고 해서 다시 지상배치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대안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북한의 핵 위협은 재래식 무기로도 얼마든지 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술 핵무기를 다시 한반도에 배치한다고 하는 것은 좀 더 큰 전략적인 의미가 있죠. 상당한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도 있고 본의 아닌 의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세계국제평화를 위해서는 신중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북한의 핵무기 개발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조금 과도한 반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더욱이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핵 없는 세상을 가장 중요한 자신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잖아요. 노벨상 수상도 그런 맥락에서 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우리 한반도에 다시 전술핵을 재배치 한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정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부담이 되겠죠. 여러 가지 미국의회에서도 거기에 대한 반대가 있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논의는 되지만 그것이 실현되기는 어렵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그와 별도로 우리가 평화적인 이용 차원에서 핵 자주권을 확보하자는 주장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한미 원자력 협정으로 5월 달에 있을 한미정상회담에서 주요의제로 다뤄질 수밖에 없을 텐데 그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북한이 핵을 개발해서 핵무기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소위 핵싸이클, 재처리 농축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치를 한미 간 협정계정을 통해서 얻어내려고 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미 행정부가 용인한다고 해도 의회에서 승인이 안 될 겁니다. 핵 재처리 농축 문제는 미국입장에서는 가급적 모든 나라가 그런 것을 하지 않고도 평화적으로 핵을 이용하는 방법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지, 핵무기가 전용될 수 있는 가능성, 물론 우리 정부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더라도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세계전략상..
▶ 특히 중국한테 잘못된 메시지가 될 수 있으니까?
-중국을 꼭 생각할 것은 없지만 전 세계적인 미국의 정책이고 철학이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가 원하는 만큼 농축이나 재처리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양국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하게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잘 하고 있습니까?
-저는 아주 잘 하고 계시다고 보고요. 한미 원자력 협정 계정도 시기적으로 당연히 해야 할 텐데. 우리가 눈높이를 미국하고 조정해나가는 노력은 앞으로 계속 해야 되고. 미국의회를 상대로 설득하고, 일본도 재처리 권리를 갖는데 15년 이상 오랜 기간이 걸려서 미국조야를 다 설득하고 동의를 다 구해서..
▶ 이제 시작이다 라는 관점이 필요하겠네요?
-우리가 장기적으로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보편적 인류의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으로서의 우리에 대한 신뢰를 미국이 갖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한반도 문제를 놓고 봤을 때 우리가 너무 북한에 끌려 다니는 것 같다. 갑이 북한인 것 같고 우리가 을인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우리가 갑이 되기 위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북관계는 이미 90년대 들어와서 소위 동구권이 멸망하고 20년 전부터 남북 간에 경쟁 관계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북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갑과 을의 관계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가 힘이 있는 입장에서 북한을 개방, 개혁의 길로 인도하는 조치가
▶ 대한민국과 북한을 갑과 을로 놓는 자체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거다?
-그렇습니다. 북한하고 이미 국제사회에서의 경쟁은 끝났고요. 개혁, 개방으로 인도하는 평화적인 통일을 달성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