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열람 요청안이 과반을 넘는 의석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만 반대표와 기권표도 있었습니다. 표결에 불참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연결해서 입장과 그 이유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하태경입니다.
▶ 기권을 하신 거군요?
-표결 자체에 불참했습니다.
▶ 일부러 불참하신 거예요?
-그렇죠. 상정 자체를 반대했고요. 이것을 국회가 다룬 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 소극적인 기권이 아니라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신 거네요?
-의총 때도 제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요. 국회가 이런 일을 다뤄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됐습니다.
▶ 왜 그런 입장이신지 이유를 한 번 더 설명해주세요.
-이것은 제가 볼 때 국회가 다룰 일이 아니라 정부가 다뤄야 됩니다. 핵심은 그거 아니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반국가적인 행위를 한 것이냐, NLL포기를 약속한 거냐. 이 문제가 지금 포기나 아니냐를 누가 최종적으로 유권해석을 해줄 것이냐 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문제 답변이 1번인지 2번인지 애매할 때 이것을 다수결로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시험 문제 출제 기관이 유권해석을 해주어야 하는 문제 아닙니까. 정부 간에 오고갔던 외교문서입니다. 이 문서를 계승할 건지 아니면 파기할 건지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할 일입니다. 그리고 정부가 입장을 정하면 그 입장에 대해서 국회가 뭐라고 반응을 보일 순 있겠죠. 그런데 지금 정부가 자기 책임을 방기하고 상황이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온 국민한테 국어실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념논쟁도 아니고 이 뜻이 무슨 뜻입니까? 국민들이 한 번 논쟁해 보십시오.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정부가 빨리 입장을 정해서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을 끝내라는 얘기를 해야 하는데 지금 국회가 뭐하고 있습니까? 전 국민에게 난장판인 논쟁을 부추기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겁니다.
▶ 안건 상정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반대하시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 어찌됐든 이제 국회에서는 열람을 할 것이고 일반에까지 공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후폭풍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만약에 그게 다 공개가 되어서 모든 논쟁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고 하면 저도 표결에 참석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외교문서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외교라는 것이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 립 서비스를 할 수도 있고 거짓말을 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결과가 중요한 것이지. 지금 결과를 따지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이 어떤 의미로 이야기 한 것이냐. 그런데 그 이야기를 했던 두 사람이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문서만을 가지고는. 거기에다 기본적으로 여야가 포기다 아니다를 가지고 자기 입장으로 여기까지 온 거 아닙니까. 치킨 게임입니다. 한쪽이 무너지면 완전히 완패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논쟁이 격화되면 격화되지 줄어들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소모적인 갈등만 오히려 국회가 양산하고 있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자꾸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 하 의원님이 그렇게 보시면 공개되는 걸로 논란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진짜 새롭게 시작될 수도 있겠네요?
-기본적으로 국정원에서 공개한 내용과 지금 국가기록원에서 공개하는 것과 차이점은 부가 문서들을 공개한다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청와대에서 회의했던 것이나. 청와대에서 회의를 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무슨 얘기를 했느냐가 핵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제 판단에는 국정원에서 공개한 것을 뒤집는다든가 아니면 국정원에서 NLL을 포기했다는 것을 확증할만한, 논란을 잠재울만한 문서가 나오겠느냐.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 하 의원님이 페이스북에 이렇게 글을 올리신 것을 제가 봤는데요. ‘만약 국정원 직원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이 나라는 개판이 될 것이다’ 이게 무슨 뜻이에요?
-단적으로 그거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미국 CIA 도청 사건이 있지 않습니까. 스노든 이라는 친구가 다 공개한 거 아닙니까. 사실 CIA가 도청하는 것이 명예스러운 일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보면 비윤리적인 일이고. 그런데 CIA는 그런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정원이 정부기관이라면 남들이 알아서는 안 되는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많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국정원 직원이 자기의 명예를 위해서 ‘내가 평생 명예스러운 일을 못하고 살았다, 내 명예를 위해서 다 공개 하겠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전 세계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고. 단적으로 그걸 이야기 하는 거죠.
▶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모터대로 했어야 했는데, 이런 뜻이군요?
-그렇죠. 사실 국정원장님 인격적으로 훌륭하신 분인 것 같고 군인으로서 명예도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 자존심이나 명예, 국정원이 공격받는 것에 대해서 못 참으신 것 같은데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계속 군인으로 사셨어야죠. 왜 국정원장을 하십니까.
▶ 국정원 문서를 공개한 남재준 원장이 잘못된 것이다?
-절대적으로 잘못한 거라고 봅니다.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 국정원을 개혁해야 된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계신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그 부분은 댓글 사건인데요. 저는 댓글사건이 큰 사건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야당 쪽에선 정치개입이라고 보는데 국정원은 정치개입을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종북에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종북을 너무 광범위하게 잡아서 국내 정치적인 문제까지도 종북 범주에 포함시키다 보니까 정치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았나. 그래서 제가 말한 국정원 개혁은 종북 대응이 필요하지만 그 범위를 너무 넓혀선 안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 반대하는 것도 종북이고 4대강을 반대하는 것도 종북이고, 이렇게 대응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한 개혁이 필요한 거다, 그래서 맥락이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일각에서는 이재오 의원 같은 분도 그렇고 아예 국내파트를 없애자고, 국정원 개혁 차원에서 제안하던데 그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간첩을 잡는다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간첩들이 만나는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게 외국인인가요, 내국인인가요? 국내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국내파트를 없애면 예를 들어 간첩을 만나고 있으면 그 사람을 사찰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것은 국정원 비밀활동에 포함이 되어야죠. 그런데 이것을 다 없애버리자고 하는 것은..
▶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해야 되겠죠.
-어쨌든 국정원의 정당한 활동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안보를 지키고. 따라서 요즘같이 안보가 국외, 국내 엄격히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정치 공세가 있다고 해서 국내 정치 파트를 없애버리자? 물
▶ 지금 하태경 의원님 말씀은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 국내 파트는 계속 존속하되 정치 개입의 의혹이나 문제가 있는 부분들은 엄격하게 관리해야 된다, 이런 차원의 말씀이시군요?
-정확합니다. 맞습니다.
▶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