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막바지인데요. 정국이 청문회 정국으로 성격을 바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 PK인사 논란이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동관 전 수석과 함께 정국 사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 오늘 오전에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가 있었는데 오늘 아침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는 적절한 타협점에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한참 논란 와중에 검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으니까 지켜보는데.. 지금 입장을 표명하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으니까 총리께서 나서셔서 적당히 정리를 하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먼지가 가라앉고 정리가 된 뒤에 하는 것이..저희라도 그런 선택을 했을 것 같습니다. 무난한 선택을 한 거죠.
▶ 대게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에선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이냐, 비서실장이 나설 것이냐, 총리가 나설 거냐. 이런 것을 계속 고민하게 되죠?
-그렇죠. 계속 회의를 해서 중재를 모으죠. 아마 그런 결과일 것이라고 이해가 됩니다.
▶ 이럴 때 총리 쪽에서 내가 해보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별로 없지 않나요?
-그런 경우는 드물죠. 더군다나 이것은 매우 중요한 현안이고 국기와 관련된 일이고. 어쨌든 야당이 요구한 것이 대통령의 사과였기 때문에 총리가 알아서 하겠다 기 보다는 그런 정도의 선이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협의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대통령중심제 권력 구조에서 국무총리의 위치를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고 표현하지만 정말 살얼음 위를 걷는..
-그렇죠. 매우 조심스러운 자리이고. 그러나 지금 같은 경우는 내각을 총괄하는 입장이니까 이런 정도로 수사를 엄정히 하자, 민생을 챙겨야 한다, 그런 원론적인 입장을 한 번 더 이런 국면에서 밝히는 것은 나름의 의미는 있겠죠. 다만 야당이나 아쉽게 생각하는 여론도 있겠죠. 왜냐하면 이럴 때 대통령이 나서서 시원하게 정리를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여론도 있겠으나 어쨌든 그것은 앞으로 두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 대통령이나 총리나 나설 때는 나서는 환경이 조성될 때 나서잖아요?
-그렇죠.
▶ 그런데 이번과 같은 경우는 오늘 정홍원 총리 담화문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 수사가 다 끝난 다음에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밖에 말 못하는 심정들이 있어요.
-그럼요. 어쨌든 대통령은 제일 마지막, 저희가 흔히 이야기하는 마지노선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대통령이 나서서 얘기를 하면 그것으로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어설픈 국면에서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하면 오히려 그것이 정쟁과 논란의 불씨를 더 던지는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
▶ 청와대 입장에선 대통령이 나섰는데도 해결이 안 된다?
-그렇죠.
▶ 청와대에 계실 때에도 그런 일들이 가끔 있었어요. 여야 영수회담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들이 몇 번 있었죠?
-그렇습니다. 사과를 했는데 진화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사과해야 되는 일도 있었거든요. 어쨌든 그것은 뼈아픈 경험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타이밍은 신중하게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런데 이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은 프로야구 시구를 해서 왜 이 시점에 시구냐 라는 논란도 있었어요.
-저는 그것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여러 차례 시구 요청을 받았는데 가시려고 할 때마다 일이 터지더라고요. 이를테면 경호 상 인천문학구장에 가시는 것이 사전 누설이 된다든가 보도가 된다든가. 아니면 다른 큰 일이 터진다든가.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그것을 연계시켜 볼 필요는 없다, 그것은 별개의..
▶ 이명박 대통령도 결국 가긴 갔잖아요. 그런데 시구를 안 하고 뽀뽀를 하셨어요. 그것도 두 안을 가지고 검토한 결과입니까?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이 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정도까지는 준비를 했으리라 보지만. 카메라가 비치니까 순발력 있게 하신 것이지 연출한 것은 아니었고요.
▶ 현장에서 대통령이 한 거다? 시구냐 뽀뽀냐를 가지고 고민한 적은 없다?
-요즘에 개념 시구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요가도 하시니까 남들이 못하시는 걸 하셨으면 조금 더 화제가 됐겠죠.
▶ 인사 문제와 관련된 야권의 공격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지금 논란의 출발은 PK인사 독식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점은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게 비칠 소지가 많이 있죠. 이를테면 그 중심에 비서실장이 계신 것으로 되어 있고. 그리고 총리, 헌재 소장, 새로 임명된 검찰총장, 감사원장 까지 대게 비슷한 지역의 비슷한 이력을 가지신 분들이 하니까..그렇다 보니까 그런 지적이 나오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고요. 야당으로선 당연히 공격을 해야 하는데 다만 탕평이라는 얘기, 야당에서도 그런 지적을 했더군요. “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 대한민국에서 왜 유독 탕평이라는 말이.. 다른 나라의 인사에선 없죠. 물론 용어도 어렵지만. 미국 같은 경우는 조지아 사단, 아칸소 사단 이런 사람들이 책임지고 가서 하고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인데 왜 하필 한국에서만 이런 논란이 되는지. 영조가 극심한 당쟁 구조 속에서 하셨던 말씀이 계속 이어져 오는 것은 한국이 연고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나둬도 끼리끼리 뭉치거든요. 그런데 하물며 모아놓으면 어떻겠느냐 하는 것이.. 그동안의 역사적 경험으로도 현실적으로도 그런 요소가 많이 있죠. 학연 지연 때문에.
▶ 능력껏 적재적소에 인사한다는 원칙만으론 국민 전체를 만족시키기 어려운 현실이 있으니?
-바로 그 말씀입니다. 하나하나 이를테면 그림을 놓고 모자이크와 퍼즐을 맞추듯이 하는 것이 아니고 인사가 하나 하고 그 뒤에 하고 그 뒤에 하고 하다보니까 그 한 사람 한 사람은 적절할지 모르지만 전체 그림을 놓고 보면 이상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저희도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중간에 인사를 하다보니까 두 개의 중요한 자리를 한꺼번에 발표해야 되는 상황이 왔었어요. 그런데 마침 두 분이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더라고요. 그래서 한 분은 나중에 발표하자고 했는데 결국 그 분이 다른 이유로 안 되셨어요. 한번 밀리니까. 그래서 인사라는 것이 그런 요소들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운도 있는 것인데..
▶ 그럴 경우 발표시점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죠?
-그렇죠. 조정을 했는데 조정되어서 밀리신 분이 나중에 다른 분으로 바뀌셨어요. 그러니까 그런 것이 인사다..
▶ 그래서 인사가 운이라고 해요.
-그런 만큼 저희도 신경을 썼는데도 아시다시피 인사 가지고 말이 많았죠. 그러니까 능력만 가지고 인사를 한다만 가지고는 아까 말씀하신 국민적 요구를 반영하기 어렵고 한국사회의 이른바 연고사회라는 특성들을 비춰보면 생태계라고 할까요,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죠.
▶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선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검찰 안에서도 족적이나 행태를 확인할 수 있잖아요?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대가 센 총장 후보자다”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요.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올곧게 수사를 해 와서 사실 까칠하다는 평이 많더라고요?
-이력도 그렇고 본인이 걸어오신 이력도 그렇고 충분히 하실만한 역량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죠.
▶ 어쨌든 이번 청문회에서는 PK인사 독식 논란으로 홍역을 치룰 것 같네요.
-저도 그것이 걱정입니다. 그러니까 아까도 잠깐 얘기한 것처럼 개인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는 분이지만 전체 그림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바람이 거셀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로 들어섰는데 이번 국정감사는 국정원 댓글 의혹이나 여러 가지 정치적 사안 때문에 제대로 안됐다는 평들이 일반입니다.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도 상임위의 발언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모니터하죠?
-모니터하고 현안에 대해서 대응도 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도 하는데요. 올해는 아까 말씀하셨듯이 핵폭풍에 해당되는 사건들이 많다 보니까 평소에도 정쟁의 장으로 되기 쉬운 국감장이 완전히 대형이슈에 매몰되었죠. 옛날에 학교 다닐 때 보면 1920년대에 프롤레타리아 예술을 하다가 전향하신 박영희 선생이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 잃은 것은 예술이다”처럼 지금 지금 얻은 것은 상처뿐인 정쟁이고 잃은 것은 민생이라는 국면이 실감되고 있습니다.
▶ 국감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도 부각시킬 뿐만 아니라 정말 중요한 자기 이슈들을 만들어내잖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태풍 급 정쟁이 불어버리면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으려 해도 잘 안되죠?
-언론에서 잘 다뤄줄 지면이 없지 않습니까. 방송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슈를 쫓아가다보면.. 그런데 국감만 놓고 보면 누가 이번에 국감스타인가, 그런 존재감 있는 분이 잘 안 보이지 않습니까.
▶ 제가 시사프로를 오래 진행하면서 국감 때는 여야 의원들로 균형을 맞추지만 스타급으로 고생하는 분을 모셔서 내용도 전해 듣고 고생했다고 격려도 해드리는데 이번 국감에서는 의원들을 전혀 못 모셨어요.
-오히려 모니터 하시는 분이 자주 나오시더라고요. C학점 주신 분.
▶ 이런 과정을 통해서라도 잠재력 있는 정치인들을 여야에서 발굴해서 키워주어야 되거든요.
-물론입니다.
▶ 국감 끝나고 나서라도 저희가 기회가 되는대로 하겠습니다.
-꼭 스타를 만들어 주십시오.
▶ 오늘 있었던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에 대한 시청자 의견을 들어보고 있는데요. 이동관 수석께서도 한 두 분 정도 소개를 해주십시오. 8682님은 “대통령은 국민들 마음을 모르시나요. 마음이 답답합니다.” 하셨고요.
-6941님 반응을 보니까 “총리가 원론적 이야기를 열 번 해도 소용없다. 대통령의 진솔한 내용이 담긴 대국민 담화가 필요하다” 다른 의견으로는 9773번 분인데요. “총리가 한 것이 적절했다. 다음에 대통령이 하면 된다. 국민들이 급하게 많은 것을 요구 한다” 이렇게 얘기해주셨어요.
▶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거의 모든 것을 대통령이 풀지 않으면 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국민들의 마음 아니에요?
-그렇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요. 뭐냐면 이제는 국민들하고 직접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 담화가 아니가 권위주의 시대의 유산 같은. 국민과의 대화 같은 것은 아직 한 번도 안하셨죠. 그래서 조곤조곤 상황도 설명하고. 정리가 되면 준비했다가 하시리라 생각하는데 아직 임기가 9개월이 넘어가는데 한 번도 안하신 것에 대해선 갈증과 아쉬운 목소리가 많이 있습니다.
▶ 야당 공세와 관련된 현안뿐만 아니라 국정 전반에 대해서. 보통은 취임식이나 백일 전후해서 하는데요.
-1주년에 하던가 하는데요. 정치나 여러 가지 운영 시스템이 다르지만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거의 매일 로즈가든에 나와서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대화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죠.
▶ 저희가 #5900으로 문자 보내신 시청자 두 분을 선정해서 소정의 상품을 드리는데 한 분만 선정해서 읽어주세요.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7782님께 선물 드리겠습니다. “타이밍도 괜
-“국민들이 뽑아주면 왜 다들 모른 체 하십니까?” 7595분.
▶ 두 분께 선물 보내드릴게요.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사스페셜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