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을 전화로 연결해서 직접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조명균 입니다.
▶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삭제를 지시했다는 얘긴데 사실이 아니라는 얘긴가요?
-그렇습니다. 조금 전에 방송에도 리포트가 나갔습니다만 제 기억에 제한은 있지만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께 회의록을 이지원에서 삭제하라, 이관하지 말라,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는 겁니다.
▶ 삭제를 했다고 지난 1월 검찰 발표에서 진술을 하셨는데 왜 갑자기 입장을 바꾸신 겁니까?
-입장을 바꾸었다기보다는 이런 진술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그때는 다 아시는 대로 정문헌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는 것 때문에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 제가 참고인으로 나갔던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것과 전혀 상관없는 이지원 파일 문제와 관련해서 국가기록원에 이관이 안 된 거 아니냐는 취지로 검사가 계속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당시 이것이 쟁점도 아니었고 기억도 불분명하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추정을... 또 앞 뒤 배경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고 그냥 제가 생략을 해서 언급한 것이 기록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때 당시 이미 미 이관에 대해서 질문을 했었다고요?
-네. 이관이 안 된 거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을 했었습니다.
▶ 검찰이나 여권에서는 국가기록원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신가요?
-그것까지 제가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검찰이 알고서 질문했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까지 판단하진 않습니다만.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쟁점이 아닌데 왜 이것을 계속 확인하려 할까 하는 점을 의아하게 생각했었습니다.
▶ 회의록 실종 논란이 계속 나올 때부터 당시 검찰 진술이 계속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때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해명을 하실 수도 있었을 텐데요.
-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해서 6~7년 전 오래전 일이고, 정상회담 후부터 정권 교체 될 때까지도 많은 업무로 바빴습니다. 정상회담 후속조치라든가 11월 아세안 등 여러 가지 행사들이 있었고요. 또 제가 있었던 방이 당시 청와대에서 기록 이관하는 건수가 가장 받은 방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기억하는데 상당한 한계가 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제가 언론에 나가서 섣불리 정확하지 않게 이야기 했다가는 오히려 혼선만 부추길 우려가 있겠다는 것 때문에 조심스럽게 대처 했었습니다.
▶ 그렇다면 초본은 왜 삭제가 된 겁니까?
-초본은 아시다시피 대통령님께서 10월에 저희가 보고 드린 다음에 10월 19일에 한 번 열람해서 보시고 10월 21일에 재검토하라고 사실상 반려하신 지시였어요. 내용을 수정 보완해서 이지원에 다시 올리라고 하셨기 때문에.. 나중에 최종본이 완성되었고요. 그런 상태에서 통상적으로 저희가 녹취록 같은 것을 만들 때 최종본이 완성되면 초안은 파기를 합니다. 대통령 지시도 있었고 저희가 녹취록을 작성하는 관례에 따라서 초안을 보존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거기에 따른 조치를 취했던 것이죠.
▶ 검찰에선 초본과 수정본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그 차이가 있다고 보세요?
-저는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검찰 발표를 보신 분들,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보신 분들이 다 직접 느끼실 수 있는 문제인데요. 전혀 초안과 최종본의 본질적인 차이는 없고 초안에서 부정확하게 된 부분들, 빠진 부분들, 그런 것들이 다 바로 잡혔기 때문에 초안은 잘못된, 미완성된 녹취록이고 최종본이 완성된 녹취록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 초안을 계속 보존할 필요성은 전혀 없는 거죠.
▶ 이런 과정을 혹시 문재인 의원이나 참여정부 인사들에게 그 전에 설명하진 않으셨나요? 그 쪽에서 많이 물어봤을 것 같은데요.
-그쪽 하고 제가 전혀 연락을 안했던 것은 아닙니다만. 저로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억이 부정확한 상황에서 노무현 재단이나 참여정부 인사분들 한 테도 설명을 정확하게 안 드리게 되면 오히려 그 분들이 제 말만 듣고 잘못 판단할 수도 있고.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어서 저로서는 그쪽 분들과 접촉하는 것도 상당히 조심해서 했었습니다.
▶ 접촉이 전혀 없었습니까? 아니면 문재인 의원과 연락은 꾸준히 하고 계셨습니까?
-문재인 의원하고는 없었고요. 그쪽에 계신 분들 중에 한 두 분 하고만 직접 만나서도 아니고 꼭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전화로 해서 간단 간단하게 했지 구체적으로 제가 만나서 어떤 설명을 길게 한다든가 논의를 한다든가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 그래서 지금 논란을 오히려 더 커지게 했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요, 그것은 결과론적으로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저로서는 그때 일에 대해서 지금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섣불리 이럴 것 같다고 제 추정을 말씀드렸다가.. 말하자면 지난 1월에 검찰에서 진술했던 것 비슷하게 또 다른 혼선을 제가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저로서는 아무래도 조심할 수밖에 없었죠.
▶ 그때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확실하게 주장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검찰에서 그동안 국가기록원에서 여러 가지.. 제가 그때 당시 보고했던 거라든가 그런 것들을 확인해서 저도 보았고요. 그리고 7월부터 계속해서 제가 진술을 하고 저도 많이 생각을 하고. 그러면서 그때보다는 조금 더 많이 생각이 나고 정리가 되었습니다만 지금도 여전히 구체적으로 기억을 못하거나 자신 없는 부분은 계속 남아 있습니다.
▶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지 않은 것은 조 비서관님의 단순 실수였다는 말씀이신가요?
-저의 단순 실수였다고 단정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저는 그때 외무 보고가 이지원에 올라가게 되면 당연히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그동안 국가기록원에서 넘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쭉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거기에 없다고 확인이 되어서 저도 상당히 놀랐고요. 그런데 그때 기술적으로 2월 달 시기에 국가기록원에 이관을 하기 위해선 문서로 넘겨야 되고 여러 가지 절차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제가 미처 못 챙겼거나.. 그런 것들은 담당하는 곳에서 알아서 챙기겠거니 하고 저로서는 이지원에 올리는 조치로 끝낸 것이 아닌가, 그런 여러 가지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제가 이렇게 해서 이랬다 정도까지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 수사 전 과정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 참여정부 인사들의 말이 엇갈린다는 거였어요. 입장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기자회견만 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인사들 모두가 입장정리가 확실히 된 겁니까?
-아무래도 저하고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회의록이 중요하고 지금 국민들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남북관계의 여러 가지 현안들이 있었고 각자 바쁘셨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으로 이것만 챙긴다든가 그래서 지금 기억한다든가... 그런데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치적 공방이 이뤄지다 보니까 거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게 언급이 나간 것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저도 그런 것을 지켜보면서 여기에 나까지 나서서 이야기 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것이죠.
▶ 앞으로 법적 공방이 시작될 텐데 자신 있으십니까? 결과가 바뀔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저로서는 결과가 바뀐다기보다 검찰에서 일단 그렇게 판단한 것이죠. 어떤 결론이라기보다는. 그런데 저는 이것이 굉장히 단순하고 간단한 건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대통령님께서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