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은 “내가 심수봉이 유명한 가수가 될 거라고 예견했는데 딱 둘한테 ‘너네 가수하지 말라’고 했다”라며 “그게 노래를 못하는 윤형주와 이장희”라고 껄껄 웃었다. 이상벽은 조영남에 대해 “‘대학생의 밤’을 진행하던 어느 날 객석의 한 학생이 유난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라며 “친구들이 옆에서 ‘나가라’고 하자 나온 게 영남이 형이었다”고 말했다.
쎄시봉 친구들의 음악 인생을 그린 영화 ‘쎄시봉(지난 2월 개봉)’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윤형주가 먼저 운을 뗐다. “배우들이 우리 목소리를 더빙한 게 아니라 연습을 많이 했더군요. 강하늘 씨가 제 역할을 했는데 옛날 저의 모습과 근사치였죠. 하하. 고음이 예쁘고 노래를 잘하더군요. 젊은이가 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어요. 존경스러웠죠.”
조영남은 이에 질세라“나를 연기한 김인권 씨가 실제 인물과 가장 비슷했다”며 “내가 영화광인데 한국에서 만든 음악 영화 중 가장 잘 만들었다. 감동적인 영화였다”라고 말했다.
세 가수들은 ‘백일몽’ ‘그대 그리고 나’ 등을 통기타 반주와 함께 기자들에게 들려줬다. 연주와 보컬이 여전히 수준급이었다. 곁에 있던 이상벽은 “살아있죠? 노인네들이 아직”이라며 흐뭇한 표정이었다.
이번 투어엔 지난해까지 참여한 송창식이 빠지고 조영남이 합류했다. 이들은 각자의 히트곡을 부르고 쎄시봉에서 공연한 올드팝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윤형주는 “방송사 복도를 지나가면 최고령자”라며 “우리 평균 연령이 70세인데도 이런 세대가 같이 공연하는
이들은 14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를 시작으로 5월까지 광주·일산·수원·전주·부산·서울·대구·인천 등지를 돌며 공연한다.
※ 문의 1544-7543
[이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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