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BJ 문화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범과 시스템 구축, BJ들와 시청자의 의식 개선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2월 설 특집으로 방영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BJ를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다. 홍진영, 백종원 등 다양한 유명인이 1인 방송국의 BJ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BJ라는 소재의 신선함과 예능 요소로 호평을 받았지만, 욕설이 필터링되지 않은 채팅창 등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처럼 BJ 방송은 간혹 지나친 선정성과 욕설, 비방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8년에는 한 여성 BJ의 알몸이 그대로 방송돼 물의를 빚었고, 2011년 3월 리니지 관련 방송으로 인기를 모으던 남성 BJ는 불특정 다수와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랜덤 채팅을 중계하다 상대방이 성기를 노출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 사진=아프리카TV 홈페이지 캡처 |
이런 사고에 대한 규제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아프리카TV 측은 “아프리카TV는 3교대(주간/야간/새벽)로 24시간 365일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 인원 보강은 물론 단순히 경고, 제재에 그치지 않고 BJ와의 전화나 상담을 통해서 문제점이 재발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모니터링 규제도 엄한 편이다. BJ 최군은 “지상파 TV들보다 오히려 아프리카TV의 규제가 더욱 엄하다. 지상파 시상식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레스 정도로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으려고 해도 무조건 ‘19금’을 걸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아프리카 TV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진행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창작의 자율성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준선은 오히려 지상파보다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는 편”이라며 “규제항목과 사안, 위반횟수 등에 따라 방송종료, 서비스 이용경고, 서비스 이용정지(7일, 30일, 6개월, 영구)등의 적절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TV 측은 초창기에는 일부 여성 BJ들이 선정적인 복장이나 자극적 콘텐츠를 통해 별풍선 선물을 유도하는 행위를 가리켜 속칭 ‘별창’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던 것을 인정하며 “현재는 여러 가지 노력과 BJ들의 자발적 인식 개선을 통해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통제와 규제도 필요하지만 몇몇 BJ들은 BJ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BJ 대도서관은 “전에는 BJ들이 직업의식이나 프로의식을 가지기 힘들었다. 당시에는 지금 당장의 수익이나 인기에만 연연해서 벌 수 있을 때 빨리 벌자는 인식이 만연해있었다”며 “저와 같은 직업성을 띤 부류들이 등장하면서 BJ가 직업으로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들이 퍼졌다. 그런 의식이 점점 퍼져가는 시기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도서관은 “전과 다르게 무작정 욕설로만 한다든가 자극성으로만 하는 행태는 지양하려는 분위기고, 프로의식과 직업의식을 가지고 하려는 분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 과도기만 지나고 나면 자체적인 부흥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의 시기를 ‘과도기’로 칭했다.
최군 또한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송이 BJ 활동이다. 모두가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기는 힘들다”며 “BJ들을 소속사 차원에서 관리하거나 방송국 차원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게 때로는 매력이 되기도 한다. 자유롭고, 발랄한 것이 있다. 하지만 그 만큼 통제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대도서관과 동일한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비단 BJ들의 프로의식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군은 “표면상으로는 BJ라고 무시하지만 잣대는 연예인을 향한 잣대를 들이대는 대중의 인식도 BJ를 심리적으로 힘들게 한다”며 “이런 인식 때문에 오래가는 BJ가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BJ들의 멘트들을 악마의 편집처럼 일부러 편집해서 루머를 퍼뜨리기도 하고, 악플러들이 생겨나기도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지금보다 더 질적으로 향상된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해 BJ들과 플랫폼 측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프리카TV 측은 “실제로도 별풍선 수익 상위 BJ 분포를 분석해보면 남/녀의 비율도 동일하고 자극적, 선정적 소재 중심이 아닌 자신만의 장르에서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 창작자들에게 많은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라고 설명하며 양질의 콘텐츠가 수익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는 1세대 BJ들은 한 입으로 ‘과도기’라는 표현으로 현 상황을 정의했다. 하지만 모두가 BJ가 지금보다 넓은 저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어느 매체에서 방송이 되든 중요하지 않고, 방송되는 콘텐츠의 질이 시청자의 선택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최군은 이를 “매체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칭하며 “그렇기 때문에 BJ를 음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BJ들은 나름의 양지를 꾸준히 가꿔가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뉴미디어로서 잠재력을 가진 1인 방송이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현명한 규제, BJ들의 프로의식, 시청자의 인식 개선 등 다각도에서 노력이 필요하며, 콘텐츠의 질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1인 방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볼 때라는 것은 분명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