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성을 순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5세기 후반 혹은 6세기 초반 무렵의 신라시대 여성 무덤이 첨성대 남쪽 경주분지에서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은 경주시 황남동 95-6번지 단독주택 신축부지에 대한 국비지원 발굴조사를 벌여 20~30대로 추정되는 남·여 인골과 무덤 주인을 위한 금·은 장신구, 말갖춤(마구) 세트, 큰 칼 등의 신라시대 유물을 부장한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분)을 찾아냈다고 9일 밝혔다.
1호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이름붙인 이 무덤에서는 인골 2개체가 아래 위로 겹쳐진 상태로 발굴됐다. 아래쪽 인골은 하늘을 바라보며 똑바로 누운 상태인 데 비해 그 위쪽 인골은 아래쪽 인골 옆에 비스듬히 겹쳐져 있었다.
조사단은 아래쪽 인골이 하늘을 바라보며 똑바로 누운 상태임을 고려해 이 사람을 무덤 주인공으로 판단한다.
그러면서 조사단은 “아래쪽 인골이 허벅지 뼈가 얇고 두개골의 귓바퀴 뒤쪽 뼈 형태가 여성적 특징을 보인다. 다리뼈의 근육선이 두드러지고 치아의 크기와 닳은 정도 등으로 미뤄 근육이 발달했던 30대 정도의 여성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인골은 금귀걸이와 금박을 장식한 것으로 짐작되는 허리띠를 착용했으며, 동쪽 부장(副葬) 공간에서는 말안장과 장식 꾸미개, 발걸이 등의 말갖춤을 비롯해 큰 칼, 항아리 등의 유물도 확인됐다.
조사단은 나아가 “위쪽 인골은 안치 상태와 착용 유물이 없는 점으로 보아 순장자로 추정되며, 종아리뼈의 가자미근선 발달 정도와 넓적다리뼈의 두께, 치아 등으로 볼 때 20대 정도의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조사단은 “고대인의 무덤에 다른 사람을 같이 묻는 순장 풍습은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모두에서 나타나지만, 비첩, 계집종 등 여자만 함께 매장하며 호위를 위한 남성은 부장공간을 따로 마련해 묻는게 보편적”이라며 “이번 처럼 나란한 위치에서 성인인 주 피장자와 순장자의 인골이 발견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 무덤에 남성을 순장한 것 역시 희귀한 사례”라며 “근육의 발달 정도와 함께 묻힌 말갖춤, 큰 칼 등의 유물로 볼 때 이 여성은 말을 타고 무기를 다루던 신라 귀족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조사단 관계자는 “인골 출토 상태로 보아 순장자는 애초엔 주피장자 측면에 (시인을) 안치했거나 목관이나 목곽 위에 두었던 것이 나중에 관이 무너지면서 현재와 같은 상태로 됐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무덤에 딸린 2호 고분에서도 금귀걸이와 은허리띠, 비취색 곡옥과 청구슬을 꿰어 만든 목걸이 등의 장신구가 나왔다. 은허리띠는 띠고리와 띠끝장식, 30여 개 띠꾸미개로 구성됐다. 고리 부분에 용을 형상화한 문양은 정교하게 투조(透彫)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 현재까지 움무덤 3기, 덧
[배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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