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큰 시장으로만 보는 한국의 시각, 한류콘텐츠를 만들어낸 방법에만 관심을 갖는 중국의 시각, 이제는 이런 관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송승환 PMC프러덕션 대표는 20일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눈앞의 돈벌이에만 급급해서는 되레 큰 이익을 놓칠 수 있다는 취지다.
한류 컨텐츠 경쟁력은 역사적 특수성에 기인한다는 게 송 대표 지론이다. 한국은 1945년 해방 이전 일본 문화를, 그 이후 미국 문화를 받아들였다. 송 대표는 “그땐 독이라 생각했지만 되레 약이 됐다”며 “외래문화 유입으로 한국이 글로벌 보편성을 갖는 컨텐츠 제작 능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에 일본 문화와 헐리우드 영화가 들어왔을 때 국내 반대 목소리가 컸지만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한국 제작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취지다. 그는 “중국도 자국 기업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양국 컨텐츠 시장 문제도 거론했다.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두 나라 모두 자동차나 집 같은 재화에 집착하는 ‘소유의 소비’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이 패러다임을 ‘경험의 소비’로 바꿔야 한다. 그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지만 타국 대비 문화 소비가 크지 않다”며 “음악회나 뮤지컬 같은 문화산업·소비를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1997년 현재까지 국내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한 뮤지컬 ‘난타’의 제작자다. 송 대표는 난타 성공비결을 한국 전통과 세계적 보편성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사물놀이라는 한국만의 컨텐츠에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요리’라는 코드와 서구적 공연 양식을 입혔다. 난타는 중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송 대표에 따르면 국내 전용관의 외국인 점유율은 80%를 넘고, 이 가운데 70% 가량이 중국 관광객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이 방한한 기간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난타 공연 관람을 꼽았다고 한다. 그는 “요리를 하는 주방은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공간”이라며 “사물놀이가 뭔지는 잘 모르시겠지만 리듬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중국인들도 공감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PMC프러덕션은 오는 9월 중국 광저우에 전용 극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 중국 문화소비 주역인 20~30대가 선호할 만한 한국 원천 컨텐츠를 바탕으로 중국 쪽 아
송 대표는 “중국의 풍부한 자본과 인력, 무엇보다 보물창고 같은 중국의 풍부한 스토리, 그리고 창의적으로 한류를 만들어낸 한국 문화 산업 노하우가 합쳐져 세계를 지배할 아시아적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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