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뮤지컬 배우 최현선은 뮤지컬 ‘드림걸즈’에서 진한 소울로 무대를 압도했다. 그는 극 중 에피 화이트 마음속 분노와 질투를 솔직하게 표현했으며, 딸 매직을 통해 변모하는 과정과 딸에 대한 사랑을 풍부하게 담아내 관객들을 물들였다.
최현선은 ‘해를 품은 달’ ‘블랙메리포핀스’ 등의 작품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지만, ‘드림걸즈’로 대극장 무대 첫 주연을 맡게 됐다. 그는 “‘드림걸즈’는 초연 때부터 정말 잘 하고 싶었던 작품이다. 물론 이번에 에피를 했다고 배우로서의 꿈을 다 이뤘다고 할 수 없지만, 정말 의미가 있다”고 ‘드림걸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드림걸즈’ 정말 특별한 작품”
↑ 디자인=이주영 |
때문에 ‘드림걸즈’의 종영은, 최현선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는 “계속하고 싶고, 아쉽다. 더 하고 싶다”며 “작품 정서도 잘 맞고 작품에 최현선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가 작품에 임하면서 항상 즐거울 수는 없다. 무대에 오르는 과정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작품을 하면서도 의도하지 않은 아픔과 힘든 부분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 ‘드림걸즈’는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뒷이야기도 그리기 때문에 배우들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최현선은 이에 대해 “에피라는 캐릭터는 감정 잡기 오히려 편했고 접근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드림걸즈’는 영화로도 이미 유명한 작품이기지만, 무대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넘버와 무대장치, 인물들을 맡은 배우들의 호연은 영화로는 느끼지 못한 감정까지 끌어올린다.
최현선은 “‘드림걸즈’는 주옥같은 노래가 극을 이끌어 가지 않는가. 듀엣으로 부르는 ‘리슨’(Listen)도 좋아서 좋아하는 곡을 꼽기 쉽지 않다”며 “‘원 나이트 온리’(One night only)를 부르는 장면은 매직을 통해 변화된 모습이 드러났고, 7년 만에 동생을 만나는 장면도 확 와닿는다”고 말했다.
“어떤 수단이 아니라, 녹음하고 작품하는 과정이 좋다”
↑ 사진=오디컴퍼니 |
그는 창작뮤지컬 ‘미남이시네요’ ‘늑대의 유혹’ ‘투란도트’와 소주, 엔진오일 등의 광고를 줄줄이 나열하며 “가이드보컬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최현선은 “음악 쪽에 관심이 많다. 어떤 수단이 아니라, 녹음하는 과정이나 작품을 준비하는 시간이 좋다”고 털어놨다.
최현선은 자신의 앨범 계획을 묻자 “나만의 색을 더 나타내고, 살을 더 입혀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에피의 표현, 실제 최현선이라면 어땠을까”
↑ 사진= 오디컴퍼니 |
이어 “에피는 극 중 외모적인 부분에서 결핍이 많은 캐릭터”라며 “게다가 임신을 했기 때문에 감정을 다잡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남자 커티스가 자신이 아닌 디나를 무대 중심에 세우고, 또 자신이 아닌 다른 여성을 드림스 멤버로 영입했을 때 드는 배신감은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게다가 작곡을 하는 동생 씨씨도, 자신이 아닌 상대편에 서서 에피를 설득하려고 한다.
이 장면에 대해 최현선은 “에피가 강해보이지만 막상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피하고 마는 캐릭터다. 하나뿐인 혈육까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했을 것”아라며 “사랑, 우정, 가족이 등을 돌렸고, 호르몬의 변화까지 있으니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왜 그랬어’라는 말을 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에피의 입장을 설명했다.
“내 목소리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최현선은 “무슨 작품을 하고 싶다, 라는 생각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작품을 잘하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오랫동안 하고 싶은 게 꿈”이라며 “‘드림걸즈’는 한 회 한 회가 아쉽다. 앞으로도 꾸준히, 크기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이 좋으면 창작 작품 많이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히 그는 “내 노래를 듣고 요만큼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대에 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시원하게 미소 지었다. 단언컨대, 최현선의 목소리를 듣고도 마음이 딱딱할 사람을 없을 것이다. 최현선의 목소리는 가뭄이난 마음까지 촉촉하게 적실만큼 충만한 소울이기 때문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