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국내 최대 뮤지컬 페스티벌로 꼽히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이하 딤프)가 올해도 화려한 무대의 막을 올렸다.
올해로 제 9회를 맞이한 딤프는 창작 뮤지컬의 활성화와 차세대 뮤지컬 인력의 육성과 잠재 관객 개발을 목표로 만들어진 뮤지컬 전문 축제이다. 2006년 프레 대국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을 거쳐 2007년 1회의 막을 올린 딤프는 이후 2015년 9회 딤프에 오기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횟수로는 9회, 프레 딤프까지 합친다면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딤프는 국내 최대 뮤지컬 축제라는 점과 더불어, 상업 뮤지컬의 중심지로 알려진 서울이 아닌 대구에서 진행하면서 지방문화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다는 점에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름의 세월을 거쳐 체제를 잡아나가게 된 딤프지만, 그만큼 우여곡절도 많은 행사였다.
2006년 전야제와 같은 성격으로 시작된 프레 딤프는 절반의 성과였다. 당대 뮤지컬 스타들을 초청해 최대 뮤지컬 페스티벌의 위신을 세우기는 했지만,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홍보부족과 ‘국제’라는 명칭과는 달리 지역축제의 옷을 벗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부족했으며, 사전 통보도 없이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불상사들도 당시 딤프가 해결해야할 숙제 중 하나였다. 프레 딤프에서 보여준 한계는 다음해 열린 1회 딤프에 까지 이어졌다.
2회(2008) 딤프는 반복되는 문제들을 타파하는 해결책으로 ‘뮤지컬’을 내 놓았다. 국내 초연하는 해외 초청작과 다양한 창작 뮤지컬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선보인 2회 딤프가 선택한 개막작은 ‘유로비트’였다. 당시 ‘유로비트’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런던 웨스트엔드에까지 오르게 된 작품이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해외초청작을 선택한 시도는 나쁘지 않았으나, 문제는 ‘유로비트’의 내용이 국내 정서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아무런 예고 없이 공연시작 시간이 30분이나 늦춰지고 자막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여전히 딤프가 걸어나가야 할 길은 멀었다는 것을 알렸다.
2회까지 시행착오가 많았던 딤프는 3회(2009)에 와서는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2회 딤프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을 고려해 개막작으로 호주 창작 뮤지컬 ‘메트로 스트리트’를 선택한 것이다. 호주라는 낯선 나라의 뮤지컬이었지만 유방암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싶은 어머니와 사사건건 잔소리를 늘어놓는 외할머니, 대책 없이 꿈만 좇는 백수 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메트로 스트리트’는 딤프의 실험정신과 더불어 국내 정서를 잘 맞은 작품이었다는 호평을 듣게 된다. 호주의 전설적인 두 여배우 데브라 번과 낸시 헤이즈의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3회 딤프가 이뤄낸 성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창작뮤지컬인 ‘스페셜 레터’를 발굴해, 서울 대학로 무대에 올렸다는 것이다. 이는 뮤지컬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꼽히는데, 이전까지 뮤지컬 시장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내려갔다면, ‘스페셜레터’의 경우 이와 반대로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간 역주행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역 뮤지컬 시장의 다양화를 뜻하기도 했다.
3회 딤프를 통해 큰 성과를 이룬 이후 딤프는 그 이후부터 점차 안정세를 찾아 나가게 된다. 물론 딤프를 통해 대작 뮤지컬을 탄생시키지는 못했지만, 뮤지컬 ‘투란도트’ ‘마타하리’ 다양한 공식초청작들과 ‘마이 스케어리 걸’과 같은 창작뮤지컬을 탄생시키며 그 저력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에 뮤지컬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몬테크리스토 백작’과 ‘해를 품은 달’ 등이 공연을 펼치면서 딤프의 지원사격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행착오를 거친 딤프는 2015년 제9회 딤프에 오면서 그 어느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해외초청작이자 개막작인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에서부터 국내 첫 선을 보이는 대만 뮤지컬 ‘논리딩클럽’ 체코 뮤지컬 ‘팬텀 오브 런던’ 독일 뮤지컬 ‘스윗 채리티’에 작년 창작지원작이었던 ‘꽃신’을 공식초청작으로 올린 것이다.
특히 개막작인 ‘포비든 플래닛’의 경우 1990년 영국의 토니상으로 통하는 로런스 올리비에상에서 세계 4대 뮤지컬인 ‘미스 사이공’을 누르고 작품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1950년대 선보인 SF영화 ‘포비든 플래닛’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오랫동안 롱런 흥행에 성공하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2002년 10월 남경주, 박기영 등이 출연해 LG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면서 한국 관객들과 만났지만,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10주년을 바라보는 올해의 축제는 특히 중요하다고 봤다. 공식초청작을 지난해 7편에서 올해는 5편으로 줄이고 보다 대중적인 작품 확보에 주력했다. 뮤지컬의 본고장 웨스트엔드의 흥행작부터 지난해 체코, 독일, 대만에서 최고 흥행작에 이르기까지 작품 하나하나에 내실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