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공연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수록 MD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전형적이고 한정적이었던 MD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으며, 덕분에 관객들은 다양한 형태의 MD와 만나며 공연의 여흥을 기억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 북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MD까지, 아이디어가 MD라는 현실로 이뤄지는 과정은 어떻게 될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드라큘라’ 등의 MD를 제작한 오디컴퍼니(이하 오디)와 연극 ‘푸르른 날에’ 뮤지컬 ‘아리랑’ ‘원스’ 등의 MD를 제작한 신시컴퍼니(이하 신시), 연극 ‘엠버터플라이’(M.Butterfly) ‘프라이드’ 등의 MD를 제작한 연극열전 관계자들을 만나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보았다.
Q. 개성 만점의 MD들, 어떤 과정을 통해 MD가 만들어지나?
↑ 사진=신시컴퍼니 |
신시 : 제일 처음은 기획 단계에서 진행되는 회의다. 해당 공연에 실제로 등장하는 오브제를 먼저 떠올린 뒤 가닥을 잡아 나간다. 실제 제작되지는 않았지만 ‘원스’의 기타라든지 ‘시카고’의 속옷, ‘고스트’의 우산처럼, 극에 등장하는 제품들과 연결되게 MD를 제작하려고 한다. MD제작도 공연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공연을 떠올려 생각 해 볼 수 있는 아이템이 있다. 로비 분위기를 공연과 함께 가고자 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오디 : ‘관객들에게 작품을 기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으로부터 아이디어는 시작된다. 작품의 특징과 상품을 결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지킬 앤 하이드’도 마찬가지였다. 홀로그램 거울 역시 극중 실험실에 있는 거울을 모티브로 관객들이 무대 위의 거울을 소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외에도 극 중 약물 실험을 하는 주인공의 설정에 맞춰 일반 컵이 아닌 실린더 모양의 컵을 제작하였던 사례로 예로 들 수 있다.
연극열전 : 회의 때 직원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 중 공연의 연장선상에 있는 물품들을 중심으로 선별해 나간다. 아무리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도 해당 공연과 연결되지 않으면 좋은 MD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프라이드’의 무지개 팔찌를 예로 들 수 있다. 무지개와 돌고래는 ‘프라이드’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 중 하나인데, 이를 엮어 팔찌로 제작하면서 극의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주된 관객층도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우리 공연은 여자 관객들이 많다보니, 이들이 좋아할 만한 팔찌나 헤어밴드 등 액세서리를 제작하기도 한다.
Q. 모든 아이디어들이 상품화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과정을 통해 이 같은 아이디어들을 추려 지는가?
↑ 사진=오디컴퍼니 |
신시 : 다양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MD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물품을 만든다는 것이 생각보다 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MD를 만들기에 위험요소도 많기에 도전과 안정 중 늘 고민하는 것 같다. 소극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금전적인 부분과 직결되는 만큼 실제 만들어지는 상품을 고르기까지 참 많이 조심스럽다.
오디 :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제 제작 가능여부와 완성도 그리고 가격요인 등을 꼼꼼히 따진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수익성이 없으면 탈락되는 경우가 있다.
연극열전 : 뮤지컬과는 달리 소극장 연극은 MD를 통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수익은커녕 마이너스나 안 나면 다행이다. 대부분 연극의 경우 극장이 200~300석인데다, 모든 공연이 매진되는 것도 아니고, 설사 매진이 됐다고 한들 모든 관객들이 MD를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완판이 됐다고 하더라도, 제작비와 인건비 등을 계산했을 때 순수익은 얼마 되지 않는다.
Q. 어떤 MD가 가장 인기가 높은가?
↑ 사진=연극열전 |
신시 : 아무래도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은 아무래도 OST 혹은 프로그램 북이다. 스탭들의 경우 티셔츠를 가장 선호한다.
오디 : 예전에는 프로그램 북이나 OST처럼 기본적인 상품을 원했다면, 최근에는 실용적인 다양한 상품부터 기념할 수 있는 특별 아이템까지 다양해졌다.
연극열전 : 실용적인 제품이 반응이 좋았다. 예쁘기만 한 것 말고 컵과 에코팩 같이 실용적인 것이 좋다.
Q. 관객의 요구로 인해 만들어진 MD가 있는가?
신시 : 관객이 직접 요구하는 경우는 아직 없었지만, 제작진의 요청에 의해 제작된 경우는 있다. 연극 ‘푸르른 날에’때 제작된 손수건이 대표적이다. 극중 오진호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는 장면이 있는데 고선웅 연출이 그때 쓰는 것과 같은 손수건을 MD로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말에서 시작돼 제작을 까지 됐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아리랑’에서도 손수건이 제작돼 재미난 기사가 났었다.
오디 : 최근 SNS가 활성화 되면서 관객들이 원하는 MD상품 등을 직접 댓글을 달거나 쪽지를 보내기도 한다. 관객들을 위한 공연 상품인 만큼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현실적인 요인으로 제작할 수 없는 상품들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연극열전 : 모든 MD들은 관객들이 이야기를 꺼낼 때 만들면 너무 늦다. 관객들의 요구에 맞춰 뒤로 미뤘던 상품을 먼서 선보일 경우는 있지만, 팬들이 요구했다고 모두 MD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재연의 경우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는 있다. ‘프라이드’ 팔찌의 경우 초연 때 공연의 이미지를 강조하다보니 투박함이 있었다. 여성취향이 아니다보니 반응이 좋지는 않았고, 그때 관객들이 조금 더 알록달록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인지했다. 물론 액세서리라는 것이 개인의 취향에 속하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확실히 초연 때에 비해 조금 더 여자 취향에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