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현판 4개 넷 중 하나는 오류…경복궁에 특히 많아
↑ 사진=문화재청 제공 |
조선 궁궐에 걸려 있는 현판 넷 중 하나는 부실하게 복원돼 원형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과 칠궁(七宮·일곱 후궁의 신위를 모신 곳)에 있는 현판 289개 중 73개에서 103건의 오류가 확인됐습니다.
문화재청은 궁궐현판 고증조사 연구용역을 수행한 역사건축기술연구소로부터 지난해 12월 이 같은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제출받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궁궐의 모든 현판에 대해 사료(경전류·실록·궁궐지 등), 20세기 초반 촬영된 사진과 대조하고, 실물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부실이 확인된 현판 중 바탕색과 글자색이 반전된 사례는 19건, 글자색이 바뀐 사례는 2건, 형태가 변화된 사례는 28건, 단청과 장식이 다른 사례는 30건, 게시 위치가 바뀐 사례는 1건, 위계에 맞지 않게 걸린 사례는 23건이었습니다.
논란이 일고 있는 광화문 현판처럼 바탕색과 글자색이 뒤바뀐 현판은 경복궁에 특히 많았습니다.
경복궁의 서문인 영추문(迎秋門)을 비롯해 명성황후의 시신이 안치돼 있었던 옥호루(玉壺樓), 연못 위에 세워진 누각인 향원정(香遠亭), 자경전에 딸려 있는 협경당(協慶堂)에 있는 현판은 모두 바탕색이 흰색이었으나 검은색으로 복원됐습니다.
덕수궁 광명문(光明門), 창덕궁 승재정(勝在亭)과 요금문(曜金門) 등도 현판의 바탕색이 바뀐 채 걸려 있었습니다.
또 창덕궁 선정전(宣政殿)과 창경궁 명정전(明政殿) 현판은 글자색이 금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습니다.
아울러 경복궁 향오문(嚮五門)은 현판 하단부의 봉이 절단되고, 창덕궁 관람정(觀纜亭)은 현판 일부가 파손되는 등 형태가 변화된 상태였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궁궐 현판에서 오류가 다수 확인되면서 현판 부실 고증에 대한 사회적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2014년 광화문 현판의 바탕색 논란이 일어났을 때 궁궐 현판에 어떤 원칙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작했다"면서 "건물의 건립 시
그는 "변화가 확인된 현판 중 바탕색이 바뀐 사례처럼 신속히 조치할 수 있는 것은 다음 달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바로잡겠다"며 "형태가 완전히 바뀐 현판은 교체 시기가 되면 예전 모습으로 제작해 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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