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과천관의 얼굴이라 불리는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 주위에 관람객들이 하나같이 위를 향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천장으로 눈을 돌리니 TV 모니터 1300개 주위에 백남준과 동년배인 작가 이승택의 1500m 길이의 밧줄이 사방팔방으로 둘러쳐져 있었다.
일종의 ‘콜라보’다. 다른 작품들도 기존 소장품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무용평론가 김남수가 기획한 개막 퍼포먼스 ‘태평양 극장’ 외에도 소장품을 재해석한 ‘24시간 렉쳐 퍼포먼스’, 전시설명 ‘도슨톨로지’ 등이 알고 있는 기존 미술품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30주년을 기념해 내년 2월 12일까지 특별기획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작품도 하나의 생명주기를 가진 생명체라고 보고, 예술의 기원과 해석, 생애와 운명의 비밀을 좇아가는 경로를 보여 주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은 현재 총 7840점으로, 과천으로 신축 이전한 뒤로 30년간 수집한 작품은 전체 소장품의 74%에 해당하는 5834점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 300여명의 소장품과 신작, 각종 자료 등 560여점이 나온다. 또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대형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과천관 전관이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8개 전시실과 중앙홀, 램프코아, 회랑 등 전관에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 1층은 ‘해석’이라는 주제로, 다른 분야의 작가와 기획자, 연구자들에게 소장품을 기반으로 신작 제작을 의뢰해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소통 방식을 살펴본다. 백남준의 ‘다다익선’ 주위에는 설치작가 이승택의 ‘떫은 밧줄’로 둘러쳐졌다. 또 이불의 대형설치작 ‘취약할 의향’은 긴 복도를 방염천과 투명필름으로 뒤덮어 관객에게 압도감을 선사한다.
2층에는 ‘순환’을 주제로 작품의 숨은 이야기와 함께 현대미술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박서보의 ‘원형질 1-62’는 벽에 걸어두지 않고 전시 공간 한가운데 세워놓아 관람객들이 캔버스 뒷면에 담긴 뒷이야기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박래현의 ‘노점’,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 변관식의 ‘농촌의 만추’, 김세중의 ‘토르소’ 등을 감상할 수 있다.
3층의 ‘발견’은 수장고에 오랜 시간 머물렀던 소장품들을 재조명한다. 일부 소장품들은
전시는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디지털뉴스국 홍두희 인턴기자 / 사진 = 홍두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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