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국내 대표적인 웹소설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는 1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웹소설과 웹툰의 성장가능성을 인정받아 글로벌 투자회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5000억원대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것이다.
웹소설 시장이 ‘빅뱅’을 일으키고 있다. 종이책 대신 인터넷으로 소비하는 웹소설 시장에 스타 작가가 줄줄이 탄생하고 있는 것. 대형출판사가 직접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문단 스타 작가들도 웹소설에 도전하고 있다.
교보문고, 예스24, 리디북스 등 서점들도 웹소설 연재를 하고 있지만 시장의 강자는 전문 플랫폼을 운영중인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조아라, 문피아, 북팔의 5강 구도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는 올해 출시 3주년을 맞았고, 각각 60억회와 95억회의 누적 조회수를 돌파했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원, 2014년 200억원, 2015년 400억원으로 매년 배 이상 커졌다. 올해는 8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료화 모델 구축으로 시장 폭발적 성장
최근에 가장 크게 히트한 웹소설은 드라마로도 제작된 ‘구르미 그린 달빛’이다. 윤이수 작가의 이 작품은 네이버에서 총 131회에 걸쳐 연재되며 누적조회수가 5000만 건을 넘어섰다. 드라마 방영 당시에는 한달 유로보기 매출이 5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스타탄생을 가능케 한 건 유료화 모델의 구축이다. 웹소설의 비즈니스 모델은 ‘분절’과 ‘미리보기’가 핵심이다. 한편의 소설은 100여편 이상으로 쪼개져 연재된다. 이는 회당 구독료는 100~300원으로 낮춰 결제 부담을 줄였다. 여기에 연재의 일정부분을 무료로 공개해 독자들이 재미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한다.
등단을 통해 작가할 수 있는 순문학계와 달리 등단의 허들이 없는 점도 시장의 폭발을 이끈 원동력이다. 누구나 사이트를 통해 연래를 할 수 있고, 조회수만 높으면 인기작가가 될 수 있는 덕분에 수천명의 작가가 웹소설에서 활동하며 경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김요한 매니저는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이 퍼져있지만 웹소설은 유료라는 인식이 형성된 덕분에 매출의 성장세는 웹툰보다도 빠르다. 모바일에 최적화한 분절과 미리보기가 유료화 모델을 가능케 했는데 이는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스타 작가도 웹소설에 뛰어들어
업계에서는 연 수입 1억원 이상을 버는 인기작가도 20여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매출액 20억원을 돌파한 작품도 탄생했다. 이같은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문단의 스타작가들도 웹소설에 뛰어들고 있다.
‘스타일’‘아주 보통의 연애’의 백영옥 작가는 최근 네이버에서 ‘비정상 로맨스’의 연재를 마쳤다. 슈퍼스타 강준영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뒤 헤어진 옛사랑을 상사로 맞으면서 겪게 되는 일을 다룬 로맨스 소설이다. 백영옥 작가는 “출간을 목표로 쓰는 소설과 웹소설은 문법이 완전히 달랐다. 소설전체의 기승전결보다는 매회마다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전개가 더 중요했다. 댓글로 매회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 할 수 있는 점도 웹소설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 다이어리’의 작가 정수현과 ‘19 29 39’의 작가 김영은도 공동으로 최근 사극 로맨스 ‘한양 다이어리’를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했다. 조선을 배경으로한 타임슬립물인 이 작품은 연재 첫주에 조회수 6만회를 기록했다.
웹소설을 향한 드라마 영화 등의 러브콜도 폭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성장세는 더욱 밝다. 웹소설은 20~30대 여성이 주요 독자층이며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장르문학의 인기가 많다. 이는 드라마와 영화의 소비층과도 일치한다. 최근 히트한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달의연인: 보보경심 려’‘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들’ 등은 모두 웹소설이 원작이다. CJ E&M은 웹소설 서비스 펀치라인과 지난 8월 전략적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웹
조아라의 이수희 대표는 “웹소설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한 시점은 2010년부터로, 국내에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시기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가벼운 소재를 다루고 재미에 집중한 웹소설이 모바일이라는 환경과 만나면서 ‘스낵 컬쳐’의 대표주자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