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사찰, 블랙리스트 지목에는 예술인과 단체도 많고,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이른바 '검은 명단'에 오른 예술단체를, 이동훈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 기자 】
무자비한 고문의 희생양을 그린 '남영동 1985'.
고 김근태 전 의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엣나인필름은 이 영화를 투자·배급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2012년 개봉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영화사 대표와 인사하는 자리에서 "다른 편"이라며 악수를 뿌리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정상진 / 엣나인필름 대표
- "앞으로도 저희 후배들이 이런 영화를 만들거나 이러한 이야기를 할 때 못하는 사회가 돼 버리지 않습니까. 그건 건강한 사회는 아니죠. 분명히."
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극단 다빈나오는 그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했다는 명목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2013년부터 3년간 정부 지원을 잘 받아왔지만, 올해부터 갑자기 끊겼습니다.
대표는 극단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김지원 / 극단 다빈나오 대표
- "장애인 가족 얘기, 사랑 얘기, 연애 얘기, 이런 소소한 삶 얘기를 하는 단체인데…. 오히려 되물어보고 싶어서,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문건을 작성하셨는지."
블랙리스트에 오른 1만 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들.
이들은 거대한 폭력 앞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MBN뉴스 이동훈입니다.
[ 이동훈 기자 / batgt@naver.com ]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