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국민을 가장 기쁘게 했던 사건은 바로 베이징올림픽의 쾌거였습니다.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성적도 성적이었지만, 눈시울까지 적시게 했던 태극전사들의 투혼은 한편의 감동 드라마였습니다.
다시 봐도 감격스러운 순간을 강영구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최민호 한판승 연속 장면)
최민호의 5연속 한판승으로 시작한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금메달 행진은 그야말로 눈부셨습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하며 한국 수영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에 질세라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은 세계 신기록을 번쩍 들어 올리며 한국 역도의 전성기를 알렸습니다.
태권도에서는 손태진, 차동민, 임수정, 황경선이 네 체급 금메달을 석권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렸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올림픽의 백미는 '9전 전승' 금메달에 빛난 야구였습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야구대표팀은 본선리그 1차전에서 '야구 종가' 미국에 8대 7 역전승을 거둔 뒤, 이승엽의 홈런을 앞세워 '숙적' 일본을 예선과 준결승에서 잇따라 눌렀습니다.
'아마야구 최강' 쿠바와 벌인 결승에서는 9회 말 1사 만루 역전 위기를 그림 같은 병살타로 막아내며 세계 최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믿음의 야구'가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경문 감독 / (지난 8월 24일)
- "일본, 미국, 쿠바를 이긴 원동력은 제가 볼 때는 자기 역할, 서른 살이 넘은 형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유례없는 금메달 행진을 펼친 대표팀은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은10동8)을 따내며 종합 7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올림픽의 감동은 단순히 금메달 숫자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우생순' 신드롬을 일으켰던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올림픽 예선부터 시작된 편파판정을 극복하고, 금메달보다 더 값진 동메달을 일궈내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걷기도 어려운 부상 중에서도 혼신의 발차기를 보여줬던 태권도 황경선이나, 쓰러지면서도 바벨을 놓지 않았던 이배영의 투혼은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를 일께워줬습니다.
▶ 인터뷰 : 황경선 선수 / (지난 8월 24일)
- "게임 중간 중간 발차기를 하면서 진짜 눈물 날 정도로 아팠는데, 한 번씩 찰 때마다 쓰러지면 다시는 못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끝까지 참고 뛰었는데…."
스포츠는 이렇게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또 하나, 올해 스포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피겨 요정' 김연아의 활약이었습니다.
국제 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 시리즈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온 국민의 시선을 은반 위로 모았습니다.
비록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김연아가 있는 피겨 스케이팅은 더는 비인기 종목이 아닙니다.
▶ 인터뷰 : 김연아 / 피겨 선수
- "시즌 시작하고 제 프로그램과 연기를 좋아해 주셔서, (연기) 할때 더 자신감을 얻었고,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고, 다음 시즌까지 더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골프에서는 스무 살의 '골프 지존' 신지애가 독보적이었습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제패하고, 올해 해외로 무대를 넓힌 신지애는 LPGA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비롯해 시즌 3승을 차지하며 내년에 더 큰 활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신지애의 성공 뒤에는 항상 '지독한 연습벌레', '철저한 자기관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에 더욱 값집니다.
▶ 스탠딩 : 강영구 / 기자
- "우울한 경제 상황 때문에 포기라는 말이 쉽게 나오는 요즘, 우리는 올림픽과 스포츠에서 불굴의 정신을 다시 배웁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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