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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세 조르주(왼쪽)는 편집자 지망생 드니스에게 그녀의 꿈을 실현해주겠다고 접근해 돈을 받아낸다. [사진 제공=엠엔엠인터내셔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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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주는 우연히 얻게 된 캠코더로 가짜 영화를 찍으며 `재킷을 입은 유일한 남자가 되기`란 꿈에 다가간다. [사진 제공=엠엔엠인터내셔널] |
최근 개봉한 '디어스킨'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예술가를 과연 예술가라고 칭할 수 있는지, 이 해묵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영화다. 감독은 해답을 발견하기 위해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한 남자를 따라간다. 일종의 사고실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인 44세의 조르주는 모든 재산을 털어 100% 사슴가죽으로 된 재킷을 산 뒤 새 옷을 입은 자기 모습에 반해버린다. 급기야는 "이 세상에서 재킷을 입은 유일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불가해한 나르시시즘에 사로잡히기에 이른다.
그가 이를 실현하는 수단은 바로 영화감독 행세를 하는 것. 자신이 든 캠코더로 가짜 영화를 찍으며 세상 사람들의 재킷을 하나씩 벗겨 나간다. "저는 재킷을 다시는 입지 않겠습니다"란 선언을 담는 작품을 찍는다며 연기자 지망생과 행인들을 속이는 것이다. 그는 영화 촬영 후 재킷을 돌려달라는 요청을 무시한 채 도주하고, 때로는 사람을 잔인하게 살해하며 자신의 꿈에 천천히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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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르시시즘에 빠진 조르주의 필름에는 주로 자신의 `셀카`가 담긴다. [사진 제공=엠엔엠인터내셔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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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슴가죽 재킷을 입은 조르주가 창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넋이 나가 있다. [사진 제공=엠엔엠인터내셔널] |
예술가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에 대해 영화는 다음과 같은 답을 내리는 듯하다. 그것은 재능도 자본도 아닌 유일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편집자 드니스가 조르주의 영상물을 보며 놀란 건 그것이 테크닉적으로 아주 뛰어나거나, 명배우가 출연한 작품이어서가 아니다. '이 세상에서 재킷을 입은 최후의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구가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영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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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주는 재킷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종종 재킷과 대화하기도 한다. [사진 제공=엠엔엠인터내셔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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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뒤자르댕(왼쪽)과 아델 에넬은 다소 황당한 이 영화의 설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뻔뻔한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사진 제공=엠엔엠인터내셔널] |
재미난 영화다. 물론 그 재미는 '백두산'이나 '겨울왕국2'에서 느껴지는 즉각적인 쾌감은 아니고, 요르고스 란티모스나 데이빗 크로넨버그처럼 영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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