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가 간판 시사 프로그램 'PD수첩' 무주택자 인터뷰 조작 논란으로 2년 만에 또다시 악재를 만났습니다.
2018년 '뉴스데스크' 인터뷰 대상자 사전 섭외가 최승호 사장 취임 직후 새 출발하는 MBC에 찬물을 끼얹은 데 이어 이번 논란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를 거치며 시청자를 끌어모으던 시기에 터져 신뢰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PD수첩'은 지난 11일 방송에서 서울 시내 약 9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20대 A씨를 무주택자인 것처럼 인터뷰해 '조작 논란'이 일었습니다.
직접적으로 A씨를 무주택자라고 소개하진 않았지만, A씨가 서울 용산구의 '전세 거주자'로 등장한 점이나 '이 집을 샀으면 1억 2천만원이 올랐을 텐데'라는 A씨의 말, 인터뷰 후 부동산 투자를 공부하는 A씨 모습, 내레이션 등 전후 맥락을 종합하면 '집을 사지 못해 후회하는 무주택자'처럼 비칠 수 있는 편집이었습니다.
방송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단체대화방 캡처가 확산하며 A씨가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매매가 9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A씨가 유주택자라는 의혹이 확산하자 제작진은 전날 공식 입장을 내고 "취재 중 A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라며 누리꾼들이 제기한 '유주택자 의혹'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이어 'A씨의 매매계약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편집한 것은 A씨 요청에 따른 것이며, 제작진이 A씨의 사정을 고려한 배려'였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의도적인 사실 왜곡·조작이 아니라 일반인 출연자 사정을 고려하던 중 벌어진 불찰이라 하더라도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취재 중 A씨가 유주택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인터뷰를 포기하고 다른 취재원을 찾거나, A씨 인터뷰를 아예 방송에서 들어내는 방법도 있기 때문입니다. 11일 방송분에서 A씨 인터뷰는 2분 정도에 불과합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오늘(13일) 통화에서 "악의적으로 한 것과 선의로 한 것의 차이는 존재한다. 이번 일을 고의적인 사기나 왜곡으로 볼 순 없다"면서도 "신뢰가 바탕이 되는 제작진-시청자 사이 관계를 놓고 볼 때 신의를 위반했다. 취재·제작 윤리를 위반했다는 평가를 피하긴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제작진이 해당 취재원을 포기하고 적절한 취재원을 다시 찾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년 전에도 MBC는 비슷한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2018년 1월 1일 '뉴스데스크' 방송에서 취재진이 지인을 섭외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일반 시민
당시 MBC는 "기자들이 인터뷰 도중 특정한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거나 부탁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 아니라, 취재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며 사과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