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국내 개봉 예정인 '미스비헤이비어'는 감독, 작가, 제작, 주연 배우까지 작품의 주요 네 부문을 여자가 담당했다는 뜻을 담아 '쿼드러플 F등급 영화'로 수식하고 있다. <사진 제공=판씨네마> |
F등급(F-Rating)이 영화 마케팅의 주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 용어는 2014년 영국 배스 영화제에서 처음 사용됐다. 작품 제작 과정에 여성이 얼마나 능동적인 역할을 맡았는지 판가름한다. 감독, 각본, 주요 역할 중 한 가지를 여성이 맡으면 F등급으로 분류한다.
↑ '톰보이'는 남자처럼 보이고 싶은 소녀의 성장담을 담았다. F등급 영화의 대표 감독 셀린 시아마의 자전적 이야기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영화특별시SMC> |
지난달 중순 개봉한 '라라걸'도 트리플 F등급 영화다. 호주 경마대회 '멜버른 컵' 역사상 첫 여성 우승자가 된 미셸 페인의 실제 이야기를 풀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침체기에도 1만 관객을 돌파했다. 다양성 영화로는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믿고 보는' F등급 감독으로 등극한 연출자도 있다. 이달 14일 개봉하는 '톰보이'의 셀린 시아마 감독이다. 시아마의 최신작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은 18세기 프랑스를 살아가는 두 여인의 사랑을 그리며 전 세계적으로 호평 받았다. 국내에서는 올해 15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끌어 모았다. 2월 시아마 감독 특별전이 열릴 정도로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게 됐다. '톰보이'(2011)는 시아마가 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았으며 자신의 유년기를 돌아본 영화라고 한다.
↑ 성수대교 붕괴 시기를 살아가던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벌새' 역시 트리플 F등급 영화다. <사진 제공=엣나인필름> |
영화계에서 F등급을 세 개 이상 받는 작품은 드물다. 특히, 연출과 제작을 여성이 도맡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당장 국내 4월 박스오피스만 보더라도 1~5위 영화가 모두 남성 감독 연출작이다. 남성 위주인 영화계에서 여성 영화인들이 충분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여성 영화가 더 많은 관객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일 여성영화 전문채널을 표방하는 씨네프가 대표적이다. 올해 개국 10주년을 맞은 이 채널은 F등급을 도입하고, 편성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전체 편성 영화 3편 중 1편이 F등급이다. 씨네프 관계자는 "2019년을 돌이켜 봐도 국내 상업영화 중 5편, 단 10.2%만이 여성 감독 연출작"이었다며 "국내 유일의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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