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기도 해요. 이게 미래의 공연인가? 그런 공포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와주시고 봐주시는 세계 곳곳 여러분 덕에 어떤 상황에서도 해낼 수 있어요."(RM)
"무대를 하고 땀을 흘리니 행복하네요."(제이홉)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7개월여간 못한 공연에 갈증이 컸던 듯했습니다. 이들이 어제(14일) 첫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The Live)'를 통해 오랜만에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만났습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날 공연에서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기곡부터 최근작인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 수록곡까지 12곡을 90여분 간 선사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유료로 이용권을 구입한 뒤(일반 3만 9천 원·팬클럽 2만 9천 원) 콘서트를 위해 개설된 URL로 접속해 생중계를 시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거대 팬덤을 거느린 방탄소년단답게 공연 말미 기준으로 시청 인원은 75만 명이 넘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콘서트 무대에 선 것은 지난해 10월 말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월드투어 피날레 공연이 마지막. 4월 서울을 시작으로 새 월드투어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을 전면 중단해야 했습니다.
멤버들은 목마름을 털어내듯 열정적으로 무대를 펼쳤습니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즐겨 달라"는 안내영상 뒤 '쩔어'로 포문을 열었다. 리더 RM이 보라색 문을 열고 나와 "어서와, 방방콘은 처음이지?"라며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날 공연의 특징은 서로 다른 각도의 6가지 화면을 실시간으로 선택해서 볼 수 있는 '멀티뷰' 기능이었습니다. 공연 초반 화면 전환에 다소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대규모 인원이 접속했음에도 비교적 원활하게 스트리밍이 이뤄졌습니다.
'입장하기' 버튼을 누르면 메인 화면을 중심으로 6개로 분할된 화면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이중 원하는 화면만 볼 수도, 6개 화면을 동시에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메인 화면이 정석적인 카메라워크를 통해 전체적인 무대 흐름을 조망한다면 2·3번 화면은 멤버들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고, 4번 화면은 무대 '근접샷'을 보여주는 식입니다. 5번 화면은 정면, 6번 화면은 측면 각도를 고정해서 잡아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흥탄소년단'을 부르던 뷔가 "아미, 방방콘 너무 보고 싶었죠∼ 저도 보고 싶었어요"하며 눈웃음 짓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면서, 전체 멤버들의 '칼군무'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것.
감미로운 발라드 '좋아요'에서는 멤버들이 각자 셀카봉을 들고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노래해, 화면 너머 관객 한 명 한 명을 직접 바라보는 느낌이 들게 연출했습니다.
유닛곡에서는 주로 무대 세트 전환을 통해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제이홉, 진, 정국의 '자메 뷔'(Jamais Vu)에선 흑백 톤 세트로 차분한 느낌을 냈고, 이어지는 RM과 슈가의 '리스펙'(Respect)은 복고풍 의상과 배경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1995년생 동갑내기 지민·뷔의 우정을 그린 곡 '친구'에선 두 사람이 교복을 입고 나와 버스 정류장 세트를 배경으로 학생 시절 모습을 재연했습니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서는 수많은 아미밤(응원봉)이 알록달록하게 빛나는 벽을 배경으로 LED 우산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고민보다 고(Go)'는 무대 바닥이 붉게 일렁이는 미디어아트, '앙팡맨'은 공중에 등장한 대형 앙팡맨 인형 등 장치를 더했습니다.
세계 곳곳 '안방 1열'에 앉은 팬들은 실제 함성을 보내진 못했지만 댓글로 실시간 반응을 보내며 감정을 공유했습니다. 공연 시작 전에는 "화장실 줄 너무 길어요", "날씨도 선선하고 콘서트하기 딱 좋다" 등 실제 공연장에 온 듯 익살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기분을 내기도 했습니다.
멤버들도 "집에서 함성을 질러 달라"며 호응을 유도했습니다. 공연 중간중간 댓글을 읽으며 소통도 시도했는데, 댓글 업데이트가 다소 지연되는 현상도 있었습니다.
RM은 "딜레이 때문에 바로바로 읽어드리지 못해서 아쉽지만, 사랑을 보내주시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공연 중간 두 차례 인터미션 때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광고들이 삽입됐습니다.
공연을 마무리한 멤버들은 팬들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아쉬움과 오랜만에 무대에 선 감흥이 교차하는 듯 보였습니다.
지민은 "저희도 무대가 항상 절실했던 사람들"이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하면서 "여러분이 없는 이 시간에도 저희끼리 성장해 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잘 극복해나가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슈가는 "함성이 나와야 에너지가 충전되고 다음 곡을 이끌어가는데 그게 들리지 않아서 너무 아쉽다"며 "우리 꼭 다시 만나요"라고 했고, 정국은 "(이번 공연이) 새로운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은 "원래대로라면 저희는 원래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었는데, 멤버들과 좋은 회사를 만나 너무 고맙고
아미들의 '랜선 앵콜' 요청에 방탄소년단이 선보인 마지막 곡은 '봄날' 이었습니다. 이들이 "보고 싶다 /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하고 노래하자 팬들도 댓글로 "보고 싶다"고 화답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