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을 만나는 예술 작품은 긴 시간 정성을 들여야 여운과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칠하는 행위를 반복해서 만들어낸 오묘한 색들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이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겹겹이 바른 색깔이 하나의 작품을 이룹니다.
매일의 색을 기록한 나무 조각을 일렬로 묶으면 커다란 결과물이 나옵니다.
작가는 나무를 보호하고 광택을 내는 데 쓰는 '옻칠'을 작업에 접목시켰습니다.
아침마다 직접 고유한 색을 만들고 옻칠을 꾸준히 반복합니다.
▶ 인터뷰 : 허명욱 / 작가
- "전시 주제가 '칠하다'인데 '칠하다'는 단순히 칠한다는 개념도 있지만 사전적 의미를 찾아 보면 반복의 의미도 있어요. 계속 제 작업들이 시간을 중첩시키는…."
한 가지 색을 칠하고 2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색을 입힙니다.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서 색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소통'의 의미를 지닌 '컬러 밴드', 이른바 '색띠'는 작가를 나타내는 상징이 됐습니다.
▶ 인터뷰 : 하태임 / 작가
- "코로나19 때문에 마음의 겨울을 굉장히 혹독하게 겪었잖아요. 그런데 봄이 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내면의 풍경, 블루가 핑크를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갖고…."
시간이 만들어낸 독특하면서도 고유한 색들이 시각적 즐거움과 함께 삶과 예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동훈입니다. [no1medic@mbn.co.kr]
영상취재 : 양희승 VJ·이형준 VJ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