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글을 늘 가까이 두고자 했던 사람은 결국 글을 쓰는 작가가 될까. 일단 여기 그런 작가 한명 있다. 이 소설을 써낸 이한칸씨는 독립서점 본부장 직함으로 '덕업일치'를 꿈꾸다 결국 작가의 길로 나섰다.
이 소설은 눈이 많은 곳에서 자란 주인공이 심장귀신을 보고 산신령을 믿으며 할머니와 기묘한 어린 시절을 보내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일단 배경만 보면 평화롭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을 듯 하다. 정월 대보름이면 쥐불놀이대회를 여는 풍습이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열 살의 주인공은 가장 멀리 쥐불을 날리며 우승을 했지만 같은 시각 집에서는 살육에 가까운 폭력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어머니와 다름없는 할머니의 사고를 외면한 주인공은 그 사건 이후 '뜨거운 피가 흐르지만 단지 살아만 있는 상태'로만 숨을 쉰다. 죄책감을 지우기 위한 선택들은 마음을 짓누르고 주인공을 괴물로 만든다.
결국 깊은 우울감에 충동적인 선택을 하게 되지만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할머니와의
출판사 델피노, 정가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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