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78호 금동 반가사유상. [사진 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
오는 10월부터 국보 제78호와 제83호 반가사유상을 상설 전시하는 440㎡ 규모 전시공간이 국립중앙박물관 2층 기증관 입구에 마련된다. 두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는 2004년, 2015년 두차례 뿐이었고 현재 수장고에 보관중이다. 올해 전용 전시공간 뿐만 아니라 반가사유상을 국립중앙박물관 대표 브랜드 유물로 만드는 작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소장품 40만여점 중 반가사유상을 대표 얼굴로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는 3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가면 '모나리자'(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가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며 "불교 조각 전공자로서 반가사유상 연구를 계속해왔는데 전세계 70여점 중 한국 반가사유상의 예술성이 가장 앞선다. 10년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과장으로 재직할 때, 외국 박물관들이 반가사유상 전시를 가장 먼저 요청할 정도였다. 반가사유상 미소를 보면 영혼을 치유하는 기분이 든다"고 밝혔다.
↑ 국립중앙박물관 신년기자간담회. [사진 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9350㎡ 규모 '문화유산 과학센터'도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지을 계획이다. 사업비 274억원을 투입해 올해 설계와 착공에 들어가며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민 관장은 "잊혀질만 하면 진위 논란이 일어난다. CT분석 등 과학적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문가 경험과 안목을 더하면 정확도를 9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며 "우선 국공립 문화재를 조사 대상으로 하고, 관련 정보를 어느 정도 선에서 민간에 공개할 지는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 국보 제83호 금동 반가사유상. [사진 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
올해 주요 전시로는 고인류 화석 복제품과 한반도 구석기 동굴벽화 자료 등 500여점을 펼치는 '호모사피엔스: 진화∞ 관계& 미래?'(5월 18일~9월 26일),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 250여점으로 구성된 '조선시대 승려 장인'(12월 7일~내년 3월 6일) 등이 열린다
민 관장은 1989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사해 전시과장, 연구기획부장, 학예연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학예연구실장 재임 중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칠기 현대 미술품 구입을 종용하자 강하게 반발했다가 경주박물관장으로 발령나기도 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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