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모르게 계좌에서 수천만 원의 돈이 사라진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를 해킹하는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면서 거액의 돈을 날리는 피해자들은 늘고 있습니다.
강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열흘 전 황망한 사건을 겪었습니다.
일요일 새벽 2시경 1~2분 간격으로 200만 원 가까운 돈이 십여 차례에 걸쳐 빠져나간 것.
30분도 채 안 돼 2천만 원이 넘는 돈이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 인터뷰 : 공인인증서 해킹피해자(음성변조)
-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던 마이너스 통장의 마이너스 돈을 다 가지고 가는 바람에…."
해킹범은 악성코드를 이용해 보안카드와 이메일 정보를 긁어모은 뒤, 피해자가 잠든 새벽에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아 돈을 빼가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터넷 접속과 동시에 금융감독원장의 이름을 사칭한 팝업창을 띄워 해킹하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했습니다.
▶ 인터뷰 : 김윤진 / 금융감독원 IT감독국 팀장
- "공공기관을 사칭해서 고객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절대로 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처럼 공인인증서를 이용한 해킹 피해만 지난해 몇 달 새 수백억 원.
금융보안에 구멍이 뚫렸지만, 소비자 보호는 허술하기 그지없습니다.
대포통장에 돈이 남아있을 리 만무하고,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 받기는 더 힘든 게 현실입니다.
▶ 인터뷰 : 공인인증서 해킹 피해자(음성변조)
- "당연히 입금된 (대포통장) 계좌에는 잔고가 하나도 없는 상태니까 (은행에서) 돈을 지급해줄 수 없다. 미안하다. 이렇게 끝나버리고요."
MBN 뉴스 강영구입니다.
영상취재: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