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들이 돈을 받을 때 쓰는 통장이 바로 다른 사람 이름으로 만든 대포통장입니다.
또 탈세범들은 꼭 남의 이름으로 개설한 차명계좌를 이용합니다.
범죄 발표 때마다 등장하는 대포통장과 차명계좌. 왜 아직도 이런 '금융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걸까요.
강영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정확히 20년.
('광복 60년사' 방송자료)
-"1993년 8월12일 가히 경제 혁명이라 할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했다. 이로써 검은 자금의 흐름이 차단되고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져 경제 질서를 바로잡게 됐다."
하지만, 검은돈은 여전히 차명계좌에 숨어 있습니다.
검찰 조사를 받는 그룹마다 임직원 명의를 빌려 수백 개의 차명계좌로 탈세를 저지릅니다.
노숙자나 제3자의 명의를 악용한 일명 대포통장도 골칫거리.
특히 보이스피싱과 같은 금융사기에 꼭 등장합니다.
그런데 대포통장을 판다는 광고는 인터넷에 아직도 버젓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중 한 곳에 직접 전화를 걸어봤더니 가격과 받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 인터뷰(☎) : 대포통장 판매자(음성변조)
- "개인(대포통장)은 40만 원. (통장과 카드가 있는 거죠?) 네. 기본적으로 서류도 나가고요. 서울이시면 택시로 보내드려요. 퀵으로는 요즘 단속이 심해서 못 보내드리고, 택시로 보내드려요."
하지만, 차명 계좌도 엄연히 실명거래인 만큼 범죄사실이 발각되기 전에는 잡아내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자봉 /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차명계좌가 사전적으로 선의의 차명인지, 악의의 차명인지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범죄자들의 불법과 탈법으로 인해 검은돈이 활개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영구입니다.
영상취재: 윤새양 VJ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