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LG, SK를 비롯한 주요 그룹이 2015년 신년사를 통해 '위기, 창조, 상생'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주요 그룹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외 경제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한 창조와 함께 사회적으로 재벌과 기업에 쏠린 부정적인 시각을 타개하기 위한 상생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재계 총수들 입모아 "올해는 위기”
이날 재계 총수들이 내놓은 신년사에서 유독 두드러진 단어는 '위기'다. 특히 직간접적 이유로 오너가 공석인 그룹들에게서 이같은 위기의식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건희 회장의 부재 속에 한해를 시작한 삼성그룹은 어느때보다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은 그룹 차원의 시무식을 생략했지만 각 계열사별로 대표이사 주재로 2015년 시무식을 열고 한해 각오를 다졌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올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업계간 경쟁은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 한해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자동차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타개하려면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확보해 미래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부재중인 상황을 반영해 올해를 전례 없는 위기의 한해로 규정한 뒤 SK의 경영관리방침인 '수펙스' 정신으로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업의 본질과 게임의 룰을 바꾸는 혁신적 노력으로 극한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자”며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면 구성원 개개인들이 글로벌에서도 최고수준의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CJ그룹도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 회장의 부재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을 드러내면서 "임직원의 주도적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조로 새로운 부가가치 만들어야”
신사업의 키워드인 '창조'도 올해 각 그룹 신년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해 시작한 집단지성 시스템인 '모자이크'를 창의적인 조직문화의 예로 들고 삼성전자만의 DNA로 정착시켜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달 설립될 예정인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기 활성화해 융합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국가 창조경제 실현에도 적극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창의와 혁신의 주인공이 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주도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정착시켜 일방적인 소통과 지시에 순응하는 구태를 철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실패를 용인해야 과감한 도전이 가능하고 그래야만 비록 작더라도 의미있는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밝히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착하자고 지적했다.
재계는 '상생'에도 무게를 실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등으로 전 사회에 걸쳐 기업과 재벌에 대해 조성된 부정적인 시각을 없애기 위해서다.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은 "국가, 사회, 이해관계자와 함께하는 성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창의적인 방식으로 함께 성장하는 SK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과의 빅딜로 경영활동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겸허한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등 책임있는 기업으로서 소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우리는 인생이라는 산도 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사랑받는 CJ를 실현하려면 진정성있는 사회공헌활동 실천에도 앞장서야 한다”며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제2의 사업보국을 강조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정지성 기자 /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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