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이번에는 커피숍 불공정 영업 행위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무는 얼마전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에게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언니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일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조 전무가 대표이사로 있는 정석기업은 한 달여 전인 지난해 11월 인천시 중구 신흥동 정석빌딩 1층에 있는 커피숍 '기브유'(Give U) 측에 외부 이용객에게 음료를 판매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건물주인 정석기업 측의 요청에 따라 기브유는 "항만 출입증이 없으면 커피를 판매하지 않는다”며 최근 들어 외부인에게 음료를 팔지 않고 있다.
정석기업은 부동산 임대업과 빌딩 관리를 하는 회사로 한진그룹 계열사다. 조 전무는 2010년 정석기업 이사로 선임된 이후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기브유는 2013년 12월 인천항만공사와 사회적 협동조합 '오아시아'가 협약해 만든 카페다. 수익금 전액을 다문화가정과 이주여성의 일자리 지원을 위한 재원으로 쓰고 있다. 이 커피숍은 시중 커피 전문점에서 4000원 가량인 아메리카노 한 잔을 1000원에 판매해 그동안 인근의 인하대 병원 인턴의사 등 직원들이 자주 이용했다.
인하대 병원 건물에는 조 전무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프랜차이즈 커피숍 이디야가 입점해 있다. 때문에 인근 건물에 저렴한 커피숍이 생긴 이후 조 전무가 운영하는 커피숍의 매출이 줄자 정석기업 측이 외부인 판매 자제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석기업 측은 지난 2013년 기브유 입점 당시에도 상당 기간 커피숍 입점을 거부하다가 항만공사 사무실 공간을 줄여 매장을 마련하고 내부 직원에게만 판매하는 조건으로 입점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항만공사의 한 관계자는 "입점 할 때도 주변에 커피숍이 이미 있어 영업에 지장을 받는다며 (정석기업이) 허가해 주지 않아 계속된 설득 끝에 개점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측은 이와 관련 기브유가 본래 사내 임직원 복지와 방문고객 접대를 위한 목적으로 설치가 승인된 것인만큼 외부 이용객에 대한 판매 자제 요청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 병원 건물에 이디야외에도 파리바게뜨 및 파파이스 등 3곳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이디야의 판매 촉진을 위해 '기브유' 활동을 제한했다는 지적은 확대 해석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카페 '기브 유'는 임직원 및 공사 방문고객 만 대상으로 한다는 조건으로 개장을 승인한 것”이라며 "인천항만공사도 사내 카페 오픈 당시 이용 대상을 소속 임직원, 용역업체, 자회사 및 공사 고객으로 한정
이 관계자는 이어 "계약과는 달리 사내 카페가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커피 판매를 하자 정석기업이 임차인인 인천항만공사에게 원래 계약을 준수토록 요청한 것”이라며 "조 전무가 운영하는 카페 이디야의 매출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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