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이를 계기로 사내에 소통위원회를 만들어 '아닌 것에 노(No) 하면서 대안을 제사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5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조만간 회사 내 각 부문 및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로 사내에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기업문화를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한항공의 도약을 위해선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며 "아닌 것에 대해서는 '그것 보다는 이것'이라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땅콩회항 사건 와중에 지적된 오너 눈치만 보는 폐쇄적인 기업문화에 매스를 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회장은 이날 신년사 낭독 초반부에 땅콩회항에 대한 사과를 하다가 감정이 복받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조 회장이 읽지 못한 신년사 대부분은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대신 읽었다.
조 회장은 이날 참석한 300여명 이상의 임직원 앞에서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해 임직원에게 사과하면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고 '불미스러운 일'로만 표현했다.
조 회장은 "지난 해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대한항공을 포함 한진그룹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위기는 위기로 끝나면 안되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조직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항공산업은 더 이상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찾아다니며 시장을 창조하는 노력과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열정이 더해져야 한다”며 "항공서비스업은 리콜(Recall)이 존재할 수 없어 한번 잘못된 서비스는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은 지난해'잊고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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