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한류열풍 등으로 화장품 업계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코스맥스가 중국에서 생산한 BB(Blemish Balm)크림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19일 코스맥스에 따르면 코스맥스 광저우 법인은 지난해 4분기 현지 고객사 A사로부터 BB크림 100만개를 주문받아 최근 납품을 마쳤다.
국내 화장품업계에서 일반적인 초도 주문량은 5000개 내외다. 중국은 한국에 비해 인구가 30배 가량 많지만 화장품 보급률이 떨어지는 탓에 초도 주문량은 보통 3만개 안팎이다. 일반적인 초도 주문량의 30배에 달하는 물량을 한번에 주문할 정도로 A사는 BB크림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윤원일 코스맥스광저우 대표(총경리)는 "한류스타를 광고모델로 내세워 100만개 물량을 순조롭게 완판시켰고 추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광저우는 홍콩과 동남아시아로 연결되는 허브로서 중국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 중 하나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BB크림을 포함한 수입산 고급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생겨났다. 자체적인 화장품 산업도 꽤 발전했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허가를 받은 화장품 제조기업 3500여개 중 약 1500개가 광저우가 속한 광둥성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기업들이 생산한 BB크림은 한국 제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이들은 코스맥스처럼 주문과 동시에 생산 가능한 납기 대응력을 갖추지 못했다. 윤 대표는 "인근 경쟁사는 보통 주문에서 납품까지 3달 정도 걸리지만 우리는 30~45일만에 처리한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첫 중국법인인 상하이 법인과 광저우 법인 모두 제값을 받는 대신 한국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관리 및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때문에 광저우 법인이 설립되기 전에도 광저우 지역의 일부 고객사는 상하이 공장으로 생산을 의뢰해왔다. 이들 입장에서는 광저우 법인이 생겨나면서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 윤 대표는 "상하이 법인 시절부터 광저우 지역 고객사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며 "광저우 법인은 이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설립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BB크림 대박에 힘입어 코스맥스광저우의 지난해 매출은 170억원으로 연초 목표치를 30% 가량 초과 달성했다. 코스맥스광저우는 2013년 7월 첫 상업생산을 시작했고 그해 연매출은 27억원을 거뒀다. 생산기간에 차이는 있지만 1년만에 매출이 6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인건비 상승, 경쟁 심화 등으로 한국기업의 경영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요즘 중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속성장이다. 올해 매출은 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 대표는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라며 "현지 잡지에 실리는 화장품의 50~60%는 한국 히트상품을 따라한 제품들”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성장 덕분에 윤 대표 역시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코스맥스광저우의 생산설비는 2년만에 2배로 늘었고 최근 또 한차례 증설공사를 시작했다. 당초 창고를 짓기 위해 확보해 둔 땅도 여차하면 생산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비워둔 상태다.
상하이 법인이 코스맥스 중국 진출의 전초기지였다면 광저우 법인은 현지 고객사의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충족하고 본격적으로 과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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