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은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훌륭해요. 이에 익숙한 수준 높은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일에 꼭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와 삼성동 코엑스몰에 잇따라 생소한 외식업체 하나가 등장했다. 이름은 '피에프창(P.F.Chang)'. 분명 미국에서 온 브랜드라는데 내놓는 음식은 중식 요리에 가깝다. 하지만 자장면, 짬뽕, 탕수육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곳은 여태껏 국내에서 찾기 힘들었던 '미국식 아시안 레스토랑'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피에프창을 탄생시킨 중국계 미국인 필립 치앙이 21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1970년대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머니(시실리안 치앙)의 중국 요리집을 계승한 그는 이를 발전시켜 동업자 폴 플레밍과 함께 1993년 피에프창을 만들었다. 그는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이내 요리에 더 큰 매력을 갖고 이 세계로 빠져들었다.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는 독특한 퓨전식 중식 메뉴를 잇따라 선보인 치앙은 이내 피에프창을 미국을 넘어선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확장시켰다. 미국 210여 개 매장을 비롯해 2009년부터 멕시코, 칠레 등 중·남미 지역과 쿠웨이트,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점포를 냈다. 아시아에선 필리핀에 이어 지난해 한국에 첫선을 보였다. 이로써 피에프창은 현재 세계 19개국에서 26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피에프창의 요리는 정확히 미국식도 중국식도 아니다. 이 둘이 미묘하게 결합돼 있지만 범세계인의 입맛에 맞게끔 메뉴 구성이나 조리 형태를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군만두에 가까운 '포크 덤플링'이나 닭고기 볶음을 쌀튀김·상추와 함께 내놓은 '창스 치킨 레터스 랩' 등은 피에프창의 대표 요리로 손꼽힌다. 이들 음식 모두 맛이 다소 심심할 정도로 담백하지만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그 이유는 필립 치앙의 전공과 관련이 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자신의 요리에도 그 철학을 담았다. 치앙은 "간단하면서도 최대한 자연스러운 디자인이 내가 추구하던 것이었다”며 "내 음식에도 이를 반영해 소스를 적게 넣고 재료 자체가 지닌 질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더 많은 소비자들과 만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치앙은 "지난 3개월간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피에프창의 독특한 음식 철학에 성원을 보내준 걸로 알고 있다”며 "이 시장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발견한 만큼 향후 서울을 중심으로 점포확장 계획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피에프창은 지난해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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