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대한항공이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항공기 44대를 매각해 차입금을 갚는데 쓰기로 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12대, 2016년 18대, 2017년 14대 등 총 44대를 차례로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B747 등 노후 기종이다. 항공기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대한항공은 총 1조원 가량의 매각대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말 보잉 747-400, 보잉 777-200 등 구형 항공기 13대를 매각해 2500억원 가량을 마련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밝힌 바 있다. 실제 매각 대수가 당초 계획보다 4배 많아진 셈이다.
대한항공이 항공기 매각에 나선 것은 지난 2013년 발표한 자구안 진행이 더뎌지면서 재무구조에 빨간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7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을 2015년까지 400%로 낮추겠다며 항공기 매각, 에쓰오일 지분매각(2조2000억원), 인천 율도 비축유기지를 비롯한 부동산 매각(1조400억원) 등의 내용을 담은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항공기의 경우 지난해 3대를 매각, 약 800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부동산 매각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자구안 중 현재까지 실행된 사항은 자회사 한진에너지가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28.4%를 사우디 아람코에 매각(1조9829억원)한 것이 전부다. 매각 규모도 자구안 발표 당시 언급한 자금 확보 예상 규모 2조2000억원보다 2000억원 가량 작은 수준이다. 오는 3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긴 하지만 자구안 실행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151대 가량의 비행기를 운용하고 있다. 국제선에 투입하는 비행기는 87대다. 대한항공은 올해 13대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3년간 총 5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노후 항공기 처분에 따른 대체 투입을 위해서다.
신형 항공기는
대한항공 관계자는 "노후 항공기를 처분하고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는 자연스런 과정”이라며 "일부 차입금을 갚는 데 쓰이긴 하겠지만 항공기 매각을 자구안의 일부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정지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