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큰 배관회사로 키워내겠다는 생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2009년 설립돼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배관을 생산하는 남인은 이제 갓 5년이 넘은 기업이지만 성장 속도는 무척 빠르다. 직원 150명이 근무하며 지난해 190억원의 매출을 올린 남인은 매출의 35%를 체코, 독일, 스위스, 일본, 사우디, 이라크 등에 수출하며 벌어들이고 있다.
남인의 최흥철 대표(53)는 이 분야에서만 20여 년간을 근무하며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이전 직장에서 거래하던 알스톰이라는 회사 소속 외국인 친구가 있었는데 은퇴 후 싱가포르에서 발전소 관련 업체를 세웠다”며 "저 역시 근무하던 회사를 나오면서 배관사업을 하겠다고 하니까 저를 믿고 총 지분의 21%를 투자했고 그 때 투자받은 자금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관은 발전플랜트, 석유화학, 셰일가스,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데 특히 남인은 발전소에 들어가 배관을 주로 생산한다. 발전소용 배관은 물, 스팀 등이 이동하는 '혈관'역할을 하는데 내구성이 특히 우수해야 한다. 최 대표는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배관은 탄소강, 합금강 등으로 생산하는데 매우 높은 압력 온도에서 견딜 수 있어야 한다”며 "가령 압력으로만 따져본다면 배관면적 1㎡당 가해지는 압력만 수백여 톤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거기다 배관은 모두 일직선으로 곧게 뻗은 모양도 아니다. 발전소 설계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구부러진 모양의 배관을 생산하는데 형태에 맞게 알맞은 크기로 절단하고 각각의 배관을 단단하게 용접해 연결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배관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용접, 열처리, 비파괴검사, 도색 등 최대 25가지 공정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안정적인 공정관리 능력을 앞세워 남인이 생산할 수 있는 배관물량만 한 달에 1000t 수준에 이른다.
최 대표는 "남인의 배관은 태안·당진화력발전소, 안동 복합화력발전소 등 국내 다양한 화력발전 및 복합화력발전소는 물론 해외에서도 지멘스,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기업이 구축하는 발전소에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현재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손잡고 지난 2013년 11월부터 이라크 바드라에 유전개발 플랜트 건설에 참가해 8000t(약 100억원) 규모의 배관을 납품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양플랜트용 배관 생산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업무에서는 철두철미하면서도 최 대표의 직원 사랑은 각별하다. 최 대표는 "얼마 전 한 중소기업 대표와 만났는데 그가 사업을 하면서 직원을 100% 믿지는 말라는 얘기를 하더라”며 "그 말에 동의를 하지 못해 그와 대판 싸웠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직원이야말로 회사의 미래라고 생각하는 최 대표는 자녀수에 상관없이 대학 입학금을 전액 지원하고 1인 1실로 기숙사를 운영하는 등
[사천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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