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화장실 공용 세면대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 기존의 도기 세면대가 작다보니 세면대를 사용하면 물이 사방으로 튀는데다가 인조대리석 상판보다 돌출된 형태의 세면기 구조상 물이 세면대 밖으로 흘러 화장실이 더러워지고 낙상사고의 가능성마저 높았기 때문이다. 공항 측은 손걸레를 세면대 근처에 물막이로 둬 세면대에서 바닥으로 물이 흐르지 않게 해보기도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고민 끝에 제주공항은 지난 2012년 새턴바스의 자연배수식(물을 담지않고 바로 흘러내리는 방식) 상판일체형 세면대를 시범적으로 사용해보기로 했다. 일단 새턴바스의 세면대는 상판과 세면대에 높낮이 차이가 없고 길게 연결돼 있어 사용시 물이 튀어도 세면대 안으로 들어온다. 또한 공용세면대에서는 물을 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적다는 사실에 착안해 세면대 물막이를 없앴고 대신 세면대를 깊게 만들었다.
정인환 대표는 "제주공항 시범사용 이후 효과를 인정받아 김포, 군산, 청주공항까지 납품을 확대했다”면서 "사람들이 많이 쓰는 공공세면대의 디자인만 바꿔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90년 설립된 욕실제품 전문 제조기업 새턴바스는 아크릴 욕조, 월풀 욕조, 시스템 욕실 가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액상 아크릴을 이용해 자체 개발한 새턴라이트는 새턴바스가 자랑하는 신소재이다.
정 대표는 "새턴라이트는 기존 세면기에 식상한 디자인을 탈피해 색다른 스타일과 질감,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고 재질 자체의 우수한 내구성으로 세련된 욕실 연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새턴라이트를 이용한 자연배수식 세면대는 새턴바스가 공공화장실 이용문화 개선을 위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제품이다. 기존의 도기나 인조대리석에 비하면 시공비를 포함해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지만 도기가 할 수 없는 대형제품 생산에도 적합하다. 소재 자체의 고급스러움 때문에 그랜드힐튼, 남해사우스케이프, 정책금융공사 등 다수의 건물에서 사용중이며 추가로 경포현대호텔, 인천공항청사, 무역협회 등에 납품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인조대리석 판을 접착제로 붙여 우리 제품과 유사한 형태를 띄는 제품도 있다”면서 "접착제로 붙인 판재의 이음매 부분에 곰팡이나 물때가 생겨 변색이 되고 배수구 처리가 깔끔하지 못하는 등 제품경쟁력은 비교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공항, 일반 기업 사옥 뿐만 아니라 관리의 편리성으로 초등학교 등에서도 설치가 늘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새턴바스는 지난해 일본 학교의 급식소에서 사용할 공용세면대 2억원치를 수출했으며 현장에서 반응이 좋아 올해는 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에도 5억원치의 샘플이 나가 있으며 인도에서 제일 큰 욕조 회사는 새턴바스에 기술제휴를
정 대표는 "지난해 36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매출 목표를 4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면서 "'욕실중심의 주거문화 창조'라는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국내 욕실문화의 질적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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